올해 중국 회사채 디폴트(채무불이행)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들어 중국 기업이 갚지 못한 공모채권은 165억 위안(약 2조7500억원) 규모로, 2016년을 통틀어 발생한 채무불이행 207억위안(3조4600억원)의 80% 수준에 육박한다.
중신(CITIC)증권의 한 애널리스트는 "채권 디폴트 규모가 2016년을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 같다"며 2016년 디폴트는 국유 기업들의 과잉생산에 기인했으나 올해는 대부분 민간 부문에서 발생했고 여러 산업계에서 악화한 상황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성장 둔화가 우려되기는 하지만 그 영향이 아직 나타나지 않았는데도 채무불이행이 증가한 것이다. 신용평가사들이 중국 기업에 대한 신용등급을 강등하는 추세를 고려하면 상황은 더 악화할 수 있다.
신용평가회사 다궁이 올해 들어 신용등급을 강등한 사례는 13건으로, 상향 조정 10건보다 많았다.
리스 중국청신 국제신용평가 등급·채권연구 국장은 "올해 기업 수익이 악화했으며 경제 둔화 때문에 개선되지도 않을 것 같다"며 "그림자 금융 단속이 이어지는 한 차환도 계속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AA- 등급 회사채 금리가 6.99%로 7%에 육박할 만큼 금리가 상승하면서 국유 은행권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는 민간기업들은 만기 도래 채무의 차환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
게다가 미국과의 무역 갈등 격화로 중국 기업들의 신용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징 울리히 JP모건체이스 아시아태평양 부사장은 최근 홍콩에서 한 인터뷰에서 무역 갈등 고조로 소비자 수요를 비롯한 경제 전반이 약화할 수 있다면서 "이는 곧 신용 상태의 악화를 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