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HTC가 SK텔레콤을 통해 터치듀얼폰을 출시한 게 중화권 스마트폰 국내 시장 진입 출발점이다. 당시 HTC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노키아와 림(RIM), 애플에 이어 4위 제조사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HTC는 4년이 안돼 국내 시장에서 철수했다. 오디오 특화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선보이며 호응을 얻었지만 국내 사업을 포기했다. 삼성전자·LG전자를 극복하지 못했다.
HTC에 이어 ZTE가 국내 시장에 진입했다. ZTE는 국내에 지사를 설립하고, 2012년 11월 G마켓을 통해 제트(Z)폰을 선보였다. 2017년에는 이통사(KT)를 통해 라인프렌즈폰을 출시했고, 알뜰폰(SK텔링크)에 블레이드 L5를 공급했다.
화웨이는 2014년 9월 알뜰폰(미디어로그)과 제휴를 맺고, 중저가폰 X3를 선보이며 국내 시장에 입성했다. 알뜰폰에 이어 LG유플러스와 협력했다. KT와는 비와이 시리즈를 공동개발했다.
TCL알카텔은 2015년 SK텔레콤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정식 진출했다. 루나를 시작으로 아이돌 착·쏠·쏠프라임 등 중저가 스마트폰을 잇달아 선보였다. TCL그룹은 2016년 말 브랜드 라이선스를 얻게된 블랙베리 스마트폰도 국내 시판했다.
레노버는 2015년 1월 SK플래닛 11번가를 통해 팹플러스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하지만 전파법 위반 논란에 휩싸이면서 판매를 중단됐다. 이듬해 세계 최초 증강현실(AR) 스마트폰 팹2프로를 출시했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샤오미는 지난해 4월 해외직구사이트 3KH를 통해 미믹스 스마트폰을 출시, 국내 시장에서 존재감을 알렸다. 이어 샤오미는 12월 듀얼카메라를 탑재하고 20만원대 가격으로 중무장한 미A1를 출시했다. 하지만, 이통사와 계약하지 못한 샤오미는 유통 채널 부재로 기대 이상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10년간 중화권 스마트폰 제조사가 국내 시장에 진출했지만, 5% 점유율을 돌파한 사례는 전무하다. 제조사별 1% 이상 점유율을 기록한 적도 없다.
중화권 제조사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성공작을 만들지 못하는 이유로는 △브랜드 이미지 한계 △체험 마케팅 부재 △미흡한 AS 체계 △보급형폰 중심 라인업 △멈추지 않는 카피캣 등이 손꼽힌다.
국내에서 중국 스마트폰은 '짝퉁폰'이라는 이미지는 여전하다. 중국 스마트폰이 진화했지만 이미지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가 높은 국내 시장에 20만~30만원대 보급형 제품을 출시, 수요 확산에 한계가 분명했다는 지적이다. 오프라인 판매 중심인 우리나라에서 유통 영역이 광범위하지 못해 소비자 접점 기회를 마련하지 못한 점도 흥행 부진 요인 중 하나다.
이외에도 AS 체계의 양적·질적 부족도 극복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