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갤럭시 아이폰 '짝퉁폰'이 팔리고 있다

제조사·통신사 로고까지 모방...10만원에 사는데 1시간 안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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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6 정품(왼쪽)과 용산전자상가에서 구입한 갤럭시S6 짝퉁폰 비교 모습.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가짜 부품 비율이 90%에 이르는 '짝퉁폰'이 국내 오프라인 유통 시장에서 버젓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처음 확인됐다. '짝퉁폰' 대상은 삼성전자 갤럭시와 아이폰 시리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사법 당국 등 조사와 수사가 불가피하다.

23일 본지 취재 결과 서울 용산전자상가 일부 중고폰 유통점에서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 모조품이 정상 출고가 6분의 1, 중고폰 시세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판매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존에 알려진 하우징폰과 차이가 분명하다. 하우징폰은 중고폰을 새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액정, 케이스 등을 사설 제품으로 교체한 제품이다. 수십만원에 이르는 액정 수리비 부담 때문에 10만원 이하 사설 업체 제품으로 개조, 중고 거래를 통해 판매된다.

본지가 직접 구매해 전문가와 공동으로 확인한 결과 '갤럭시S6 짝퉁폰'은 90%가 가짜 부품으로 구성됐다. 만들기 어려운 메인보드만 중고 부품을 재활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후면에는 SAMSUNG(삼성), band LTE(이통사) 로고까지 모방했다. 외관상으로는 정품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했다. 후면 하단부에 국가통합인증마크(KC)가 없다는 점을 확인한 후에야 짝퉁폰이라는 걸 인지할 수 있었다. 갤럭시S6 정품 후면 케이스에 △모델명 △제조사 △일련번호 △IMEI 번호 △시리얼 넘버 등이 적혀 있는 것과 달랐다.

외관뿐만 아니라 제품 박스, 품질보증서, 충전기, 이어폰, 유심핀 모두 가짜가 진짜로 둔갑해 제공됐다.

가짜 갤럭시S6를 분해한 전문 엔지니어는 “이 제품은 케이스·베젤은 물론 브래킷, 배터리까지 100% 가짜”라면서 “배터리는 안전 검사 여부 확인조차 어려워 언제든 발화 가능성이 충분, 소비자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기자가 용산전자상가를 방문해 갤럭시S6 32GB 짝퉁폰을 10만원에 구매하는 데는 1시간이 채 안 걸렸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 쉽게 구입할 수 있다는 방증이다. 이동통신사가 같은 제품을 67만9800원에 판매하고 중고폰 시세는 최저 21만원(스마트초이스 기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저렴하다.

유통점 관계자는 “갤럭시S6는 1주일 전 국내 중간유통업체를 통해 상태를 보고 직접 공수해온 제품”이라면서 “충전기·보증서가 담긴 제품 박스까지 전부 제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KC 인증 등에 의문을 제기하자 “겉 케이스는 사실 가짜 부품을 끼운 게 맞다”면서도 “제품은 정상 작동을 하기 때문에 안심하고 사용해도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자에게 정상 제품인 것처럼 속여 판매하려다 취재에 들어가자 “갤럭시S 시리즈와 아이폰이 주로 가짜 제품으로 유통되고 있다”고 실토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 로고가 있는 가짜 스마트폰을 유통하는 건 상표권 위반 등 법정 문제로 이어질 소지가 충분하고, 사후서비스(AS)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소비자 불편이 우려된다”면서 “해당 내용을 인지한 만큼 법정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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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6 짝퉁폰을 분해한 모습.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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