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R&D) 컨트롤타워'를 표방한 과학기술혁신본부가 다음 달이면 1년을 맞는다. 과기혁신본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차관급 조직으로 출발했다. 9년 만에 부활하면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과기 정책 R&D 사업 예산 심의·조정, 성과 평가 등을 주요 업무로 20조원 국가 예산을 총괄하는 막중한 책임을 부여받았다. 본부장은 차관급이지만 장관이 참석하는 국무회의에도 배석했다.
그러나 출발부터 순탄치 않았다. 기존에 권한을 쥐고 있던 기획재정부 견제 때문이었다. 청와대와 정부는 R&D 예비타당성 조사 권한을 기재부에서 과기정통부로 옮기려 했다가 위탁 받는 수준에서 그쳤다. 여전히 예타 조사 주도권은 기재부에 있는 기형 구조가 만들어졌다. 주요 권한 가운데 하나인 지출 한도 설정은 물론 면제 대상 선정에서도 기재부와 협의하도록 했다. 예타 조사를 잘했는지 사후 평가도 받아야 하는 입장이 됐다.
성과도 있었다. 방만하기만 하던 연구 제도를 개선하고 전문성을 높였다. 단기 성과 내기에 급급하던 데서 연구자 자율성 기반으로 창의성과 도전성 강한 연구 풍토를 만들었다. '연구제도혁신 기획단' 설립을 대표로 들 수 있다. 낡은 R&D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도 기여했다.
남은 과제는 강력한 리더십이다. 무엇보다 R&D 정책을 조율하는 조정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 R&D 컨트롤타워에 걸맞은 조직 개편이 필요하다. 직제 개편과 인력 증원 등 조직 역량을 강화, 대외 협상력을 길러야 한다. 그래야 각 부처와 기관마다 상이한 이해관계를 효율 높게 조율할 수 있다. 과기혁신본부는 당장 1부처 1기관 방침에 따라 연구 관리 기관 대상 구조 조정 작업을 앞두고 있다. 지금과 같은 위상과 역할이라면 추진 동력도 떨어질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잡음 또한 불가피하다. R&D 컨트롤타워라는 과기혁신본부 위상에 맞게 힘을 실어 줘야 한다. 그나마 '반쪽' 컨트롤타워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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