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출사표'를 던진 신세계가 미래 전략과 상품 소싱을 위한 글로벌 '신사유람단'을 띄웠다. 전자상거래 부문 핵심 경영진이 유럽과 일본을 중심으로 글로벌 상품과 인프라 노하우 확보에 박차를 가한다. 신세계를 비롯한 대기업이 속속 온라인쇼핑 시장 공략을 선언한 가운데 시장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우정 신세계그룹 이커머스 총괄 부사장과 김예철 신세계몰 상무는 지난 달 22일 약 1주일 일정으로 유럽 출장길에 올랐다. 이들은 스페인, 스위스 등 주요 국가를 돌며 명품 등 현지 유력 브랜드 본사를 방문해 온라인·모바일쇼핑 부문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사장은 현재 신세계에서 e커머스 사업을 총괄한다. '디앤샵' 대표를 거쳐 2010년 신세계에 합류했다. 신세계가 연내 설립할 예정인 온라인쇼핑 신규 법인 초대 대표이사 후보로 거론된다. 김 상무는 신세계 SSG닷컴 실무 책임자다.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신세계 온라인 사업을 주도하는 핵심 임원 2명이 함께 출장길에 오른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분사를 앞두고 온라인쇼핑 전담 법인의 상품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수순”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 관계자는 “(최 부사장이) 유럽 출장을 다녀온 것은 사실이지만 일정이나 목적은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신세계는 최근 SSG닷컴 '신세계몰'에 해외 브랜드 직영 스토어를 확대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프라인 백화점과 동일한 쇼핑 환경과 상품 구색을 갖춰 고객을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이른바 '명품' 브랜드와 손잡으며 상품 차별화에도 속도를 낸다. 현재 버버리, 구찌, 페라가모, YOOX 등 프리미엄 브랜드가 신세계몰에 둥지를 틀었다. 김 상무가 이번 유럽 방문에 동행한 이유다.
지난 달 말 유럽에서 귀국한 최 부사장은 이 달 4일 일본 출장에도 나섰다. 1박 2일 짧은 일정으로 오사카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방문 목적은 알려지지 않았다.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 2014년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네오 001) 구축 당시 일본에서 주요 설비를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최 부사장이 물류센터 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해 관련 업체를 방문했거나 아마존 재팬, 라쿠텐 등 현지 주요 전자상거래 업체의 서비스 및 시장 동향을 살펴봤을 것으로 예상했다.
유통업계는 신세계, 롯데, SK 등 대기업 계열 전자상거래 채널이 오프라인에서 축적한 글로벌 네트워크와 상품 경쟁력을 무기로 단숨에 시장 주도권을 쥐는 전략을 펼 것으로 전망했다. 이동이 자유로운 온라인쇼핑 특성 상 상품군이 많은 채널에 소비자가 몰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신세계가 해외 브랜드를 온라인 채널에 유치하기 위해 공을 들이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이 온라인에서 전면전을 펼치게 됐다”면서 “초기에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차별화 경쟁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