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나노소재 기술로 에너지 사용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여주는 열전(熱電) 반도체 솔루션을 개발하고 시장 활성화에 나섰다.
LG이노텍은 20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이노텍 R&D캠퍼스에서 열전 반도체 관련 학계와 업계 전문가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최신 열전 반도체 기술 동향을 공유하는 '열전 반도체 테크 포럼'을 개최했다.
열전 반도체는 전기를 공급해 냉각·가열 기능을 구현하고, 온도 차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컴프레서나 열선 없이 간편하게 냉각·가열이 가능하고, 외부 온도 변화에도 원하는 온도로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열전 반도체를 냉장고, 정수기 등 소형가전에 장착하면 가전 크기와 소음을 줄일 수 있고, 통신용 데이터 전송 장비에 적용하면 광통신 부품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 데이터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차량이나 선박에 적용 시 운행 중 발생하는 폐열을 전기로 변환해 재활용할 수 있다. 연료를 절감하고 유해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다.
한국열전연구회장을 맡고 있는 박수동 한국전기연구원 열전기술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이날 포럼에서 “미래에너지는 에너지원과 융합성, 친환경성, 지속가능성과 같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며 “열전 반도체 기술로 산업현장의 미활용 열원(熱源)을 재활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환경을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규형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교수도 “나노 구조의 다결정 열전 소재는 기존 단결정 대비 강도와 효율, 성능이 높아 열전 반도체 확산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날 포럼에서는 LG전자, 현대자동차, 삼성중공업 등 가전, 자동차, 선박 등 주요 업계 전문가들이 각 산업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는 열전 기술 적용 사례를 소개했다. 행사장에 마련된 전시 부스에는 나노 구조 다결정 소재를 적용한 열전 반도체와 응용 제품 등 총 20여종이 전시됐다. 와인셀러, 협탁 냉장고, 가방 등 열전 반도체가 적용된 제품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어 많은 관심을 받았다.
LG이노텍은 나노 다결정 소재를 적용한 열전 반도체 개발에 성공해 최근 구미 공장에 소재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내년 상반기 제품을 양산한다. 이날 포럼을 계기로 열전 반도체 시장 활성화를 위해 고객 발굴과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박종석 LG이노텍 사장은 “열전 반도체는 우리의 삶을 친환경적이고 편리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혁신 기술”이라며 “활용 범위가 빠르게 확산될 수 있도록 분야 전문가들과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테크나비오에 따르면 글로벌 열전 반도체 시장 규모는 지난해 4억7155만달러에서 2020년 6억2673만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