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1평 남짓한 판매대에서 전자제품을 팔았던 젊은이는 오늘날 중국 10대 IT 부자가 됐다. 류창둥 회장은 전자상거래 플랫폼 징둥닷컴 창업 8년 만에 알리바바에 버금가는 기업으로 키워냈다.
가난했던 류창둥은 대학교 입학과 동시에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비를 벌었다. 그는 대학졸업 후 돈을 많이 벌겠다는 일념뿐이었다. 컴퓨터, 휴대폰 등 전자제품을 파는 '징둥멀티미디어'를 개업했다. 그는 오직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창업했다고 밝혔다.
인터넷 붐이 불었지만, 그의 관심은 오로지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많이 파는 것이었다. 인터넷에서 전자제품을 팔게 된 것은 우연이었다. 2003년 중국에는 치사율이 높은 사스 때문에 사람들이 외출을 극도로 꺼렸다. 류창둥의 매장에도 손님이 뚝 끊겼다. 그래서 그는 어쩔 수 없이 온라인으로 전자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뒤늦게 온라인 판매에 뛰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인터넷 문외한이었다. 하지만 이런 약점을 모두 극복하고 알리바바의 유일한 경쟁상대인 중국 2위 전자상거래업체이자 나스닥 상장사로 성장했다. '정품 판매'와 '저가 전략'이라는 철칙 덕분이었다. 결국 그의 뚝심이 짝퉁 천국인 중국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진 기업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됐다. 류창둥은 “짝퉁 물품 판매를 단속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며 “직원 한사람이 체계 점검에 하루만 투자해도 짝퉁 판매를 근절할 수 있다”며 짝퉁 판매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중국 소비자에게 징둥닷컴은 정품만을 파는 사이트로 자리매김했다.
2007년 첫 투자 유치 이후 류창둥은 매년 거액의 투자를 유치하며 자금을 확보했다. 징둥은 매년 100~200% 고속성장을 이룬다. 그는 징둥닷컴을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중국 인터넷 '빅4'로 키웠다. 2014년 5월 22일에는 미국 나스닥에 입성한다.
현재 징둥그룹은 전자상거래를 운영하며 쌓아온 자산과 경험, 데이터를 기반으로 플랫폼 사업과 금융, 물류서비스 사업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고 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