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 기조로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는 여전히 굳건한 모습이다.
그러나 강달러 지속은 무역수지 악화로 이어지기 때문에 미국은 달러 가치의 '균형'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위안화가 점차 세력을 확장하면서 기축통화 패권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스위스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해 언론사와 가진 인터뷰에서 “달러는 점점 더 강해질 것이고, 궁극적으로 나는 강한 달러를 보길 원한다”며 “미국은 다시 경제적으로 강력해지고 있고 다른 방식으로도 강하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의 '달러 약세 환영' 발언을 뒤집은 것이라 시장은 미국 정부의 저의를 파악하는데 애를 썼다. 므누신 장관 발언이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달러 가치를 떨어트릴 수 있다는 신호로 인식돼 달러가 약세를 보이자 시장 달래기 차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나섰다는 분석이다.
미국 정부의 엇갈린 발언은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지키면서도, 무역수지를 신경 써야 하는 미국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 국제금융센터는 지난 4월 미국 정부가 통상 목적에서 달러 약세, 기축통화 차원에서 달러 강세를 유도하는 양면 작전을 쓰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이런 틈을 비집고 중국은 위안화가 기축통화로 자리잡게 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하반기부터 원유 수입 대금을 달러화가 아닌 위안화로 결제할 계획이다. 이 보다 앞서 중국은 세계 최초로 위안화로 원유 선물거래를 시작했다. 원유 선물거래에 이어 현물거래에서도 위안화 사용을 늘려 위안화 국제화를 가속화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위안화를 달러에 대항하는 기축통화로 만들겠다는 게 중국 정부 야심이다.
그러나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되기까진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국제 결제시장에서 쓰인 위안화 비중은 1.61%에 머물렀다. 2년 연속 위안화 결제 비중은 감소세다. 2013년 0.63%였던 위안화 비중은 2014년 2.17%, 2015년 2.31%로 올랐지만 2016년 1.68%, 지난해 1.61%로 하락했다.
위안화가 세력을 확장하려면 중국 정부가 규제를 풀어야 한다. 중국 금융당국은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에서 중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지만 위안화 사용은 여전히 적다”며 “강력한 규제를 풀어야 위안화를 결제수단으로 쓰는 비중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