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LG 부회장 계열분리 6월 임시주총후 윤곽...재계 순위변화도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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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 LG 부회장.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구본준 LG 부회장 계열분리 청사진은 다음 달 임시 주주총회 이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6월 '구광모 LG호' 출범과 함께 구 부회장 계열분리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재계 순위 4위인 LG와 5위에 위치한 롯데그룹 순위 변경 가능성도 높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내달 29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구광모 LG전자 상무를 ㈜LG 사내이사로 선임한다. 6월 임시 주총을 기점으로 LG그룹 4세 경영시대가 시작된다. 임시 주총을 통해 구광모 상무가 4세 경영자로 올라서는 동시에 구 부회장 계열분리 논의도 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구광모호를 공식화한 후 별도 이사회를 열어 계열분리를 논의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재계 고위관계자는 “당초 예상보다는 구본준 부회장 계열분리가 빠르게 논의되는 것 같다”면서 “계열분리 핵심 내용은 밝혀진 것이 없으나 구광모 상무 사내이사 선임을 기점으로 윤곽이 드러날 것”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한동안 그룹 일선에 뛰었던 구 부회장이 젊은 후계자인 구 상무를 지원하면서 일정 기간 LG그룹에 잔류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고(故) 구본무 회장이 20년간 경영학습을 받아 회장 자리에 올랐다. 2006년 LG에 합류한 구 상무는 12년간 경험을 쌓았다. 구 부회장은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대표를 거쳤고 2017년부터는 LG 부회장을 역임하며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

재계는 LG그룹 장자승계 원칙에 주목한다. 새로운 체제 안정화와 함께 구 부회장 계열분리를 동시에 진행하는 쪽이 더 유력하다고 예측한다. 구 상무와 구 부회장 간 동거기간 역시 그리 길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구 부회장 계열분리 방안과 시점을 두고는 추측이 오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구 부회장 측에 어떤 계열사와 사업부가 이동할 지는 미지수다.

재계는 LG 내부에서 이미 큰 방향은 결정했을 것으로 점친다. 외부 공표에 앞서 다양한 법률과 세무조항, 회사별 영향 등을 점검하고 있다는 것. 구 부회장이 오랜 기간 CEO를 했고, 관심을 갖고 있는 LG디스플레이 분리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LG디스플레이는 시가총액만 8조원에 이른다. 구 부회장이 보유한 지주사 지분 가치는 1조원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LG상사나 LG이노텍은 지분가치가 1조원 남짓해 구 부회장이 가져가기에 적당한 규모다. 다만 LG상사는 최근 구 부회장이 보유 지분 일부를 매각했다는 점은 있다. 구 부회장이 그동안 그룹 내에서 신사업을 집중적으로 챙긴 만큼 계열사 전체가 아니라 계열사 내 사업부 몇 개를 골라서 분할하는 방안도 가능한 시나리오로 꼽힌다.

구 부회장 독립으로 국내 재계순위 지각변동이 일어날 지도 관심사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LG그룹은 올해 5월 기준 공정자산(자산총액)이 123조1000억원을 기록하며 4위를 기록했다. 5위 롯데그룹(116조2000억원)과는 근소한 차이다. 분리되는 계열사에 따라 5위와 4위 자리가 역전될 가능성이 크다.

LG그룹은 계속되는 계열분리에도 재계 4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미 희성그룹, GS, LS, LIG, LF, LB인베스트먼트까지 1990년대 초부터 계열분리를 단행해 왔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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