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환 LG화학 사장(배터리 연구소장)이 향후 가장 큰 전기차 배터리 경쟁사로 중국 CATL를 꼽았다. 최근 CATL이 LG화학·삼성SDI 등 국산 배터리의 고객사인 글로벌 업체의 공급권을 확보한 데 따른 시장 위기감이 제기되면서다.
1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주최로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KAIDA 오토모티브 포럼'에서 김명환 LG화학 사장은 향후 전기차 배터리 트렌드를 전망하며 중국 CATL의 고성장세를 경계했다.
김 사장은 “CATL은 애플 스마트폰의 오랜 배터리 공급사인 ATL에서 파생된 회사로 삼성SDI나 테슬라에 묶어있는 일본 파나소닉보다 가장 위협적인 경쟁사가 될 것”이라며 “아직 (CATL) 기술은 우리기업에 뒤쳐지고 자동차분야 경험도 부족하지만, 중국식의 빠른 시행착오를 거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CATL이 최근 폭스바겐과 다임러의 글로벌 파트너사로 선정되면서 중국 업체 처음으로 유럽에 배터리 공장을 확보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김 사장은 CATL과의 경쟁 시점을 2020년 직후로 전망하고, 기술격차를 더 벌리기 위한 대안도 제시했다.
김 사장은 “아직 고체전해질 서플라이체인이 없고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전고체 배터리 보다는 LG화학의 독보적인 리튬이온 기술을 근간으로 이를 고도화시켜 중국과의 격차를 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가격 등락이 심한 광물자원 이슈를 극복하기 위해 양극재의 코발트 비중을 현재 20%에서 5%까지 줄이는 대체 기술과 그동안 금기시했던 LMO(리튬망간)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20년 전후 코발트 이슈를 해소하면서 지금보다 안전하고 더 멀리가는 고도화된 배터리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세대 전기차에 최적화된 LMO배터리나 NCM(니켈·코발트·망간)811, NCM721,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등 현실성이 높은 제품 양산에 주력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 사장은 “전기차가 점차 디젤차 수준으로 가격이 낮아지고 있어 시장이 예상 보다 빠르게 성장한다”며 “전기차는 친환경, 경제성뿐 아니라 기존에 없었던 주행력 등 또 다른 가치가 있다는 것”고 강조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