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10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쓰러졌다. 급성 심근경색이었다. 10일 이건희 회장이 병상에 누운지 4년이 흘렀다. 이 회장 건강은 호전도 악화도 없는 상태지만, 대체적으로 기존 상황이 유지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지만 인공호흡 장치 도움 없이 자가호흡이 가능한 수준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회장은 안정된 건강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당시 자택 인근 순천향대학서울병원에서 응급조치를 받은 후 삼성서울병원에서 심장 스텐트 시술을 받았다. 위기는 넘겼지만 의식 회복까지는 기약이 없다. 현재 이 회장이 의식을 회복할 수 있도록 평소 좋아하던 음악과 영화 등을 틀어놓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삼성서울병원 본관 20층 VIP 병실에 머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회장 와병 사태가 장기화되는 사이 삼성전자도 큰 변화를 겪었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전자호 선장이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공정거래법상 삼성을 지배하는 '동일인'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변경했다. 이 회장 이후 30년 만에 이재용 부회장이 사실상 삼성의 총수가 된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섰지만 삼성의 주변 상황은 험난하다. 사방이 살얼음판이다. 이 부회장은 2016년 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리며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됐다.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지만 대법원 판결은 여전히 불안요소로 남아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의혹, 삼성바이오로직스 논란, 순환출자 해소 등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그룹의 헤드쿼터 역할을 하던 미래전략실이 사라진 가운데 그룹의 큰 이슈를 조정하고 분배할 기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최근 해외 주요 거래선 CEO 면담 등 해외에서 경영활동을 늘리고 있다.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 신뢰를 회복해 미래 삼성을 이끌 리더십을 확인시켜주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평가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