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충격]〈하·끝〉정부·국회, 해외사업자 문제 해결 의지 보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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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는 주요 글로벌 기업의 지배력 남용에 대한 규제를 비롯해 구글세 등 세금납부 문제, 망 이용대가 부과 환경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건전한 생태계 조성을 위해 넷플릭스 등 글로벌 기업이 기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조될 전망이다.

망 이용대가 협상에서 '제값'을 받기 위해서라도 방송통신 사업자는 물론이고 정부, 국회 공조가 절실하다.

◇수익모델 잠식 가능성↑

IPTV에 주문형비디오(VoD)가 '효자상품'이란 건 상식이다. VoD 매출 증대에 힘입어 IPTV는 2008년 출범 이후 지난해 처음 흑자를 기록했다. 케이블TV도 VoD 매출이 늘고 있다.

유료방송 요금이 저렴한 국내 방송시장 특성상 VoD라는 부가사업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다. 넷플릭스는 이 같은 구조에 변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유료방송 성장동력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우려는 유럽에서 현실화됐다. 넷플릭스와 아마존이 진출한 국가에선 현지업체가 VoD 시장 주도권을 내줬다.

영국에선 5년 만에 넷플릭스와 아마존이 VoD 시장 90%를 장악했다. 종전 1위 스카이(나우TV) 시장점유율은 10%로 급감했다. 버진미디어, BT, 톡톡은 흔적도 없다.

프랑스에서도 넷플릭스가 30%대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는 동안 현지 1위 사업자 까날은 점유율이 20%포인트가량 줄었다.

지난해 11월 기준 유럽연합 VoD 시장에서 넷플릭스와 아마존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67%에 이른다. 스카이, 팀 비전 등 현지 업체 점유율은 한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불과 3~4년 만에 일어난 변화다. 넷플릭스와 아마존이 현지 진입 이후 빠르게 시장을 장악한 것이다. 넷플릭스의 IPTV 진입이 '남의 일'이 아닌 이유다. 콘텐츠 투자 확대 등 방송통신 사업자의 경쟁력 확보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정부·국회, 해외사업자 문제 해결 의지 보여야

정부는 다양한 경로로 망 이용대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문제도 적지 않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연간 업무보고에서 망 이용대가 등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겠다고 약속하고 3월 인터넷 상생발전협의회를 발족했다. 페이스북 접속경로 무단변경 사건을 조사하고 과징금과 협력 약속을 관철하는 등 적극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달 중 인터넷 제도 개선을 위한 협의회를 발족할 예정이다. 망 중립성, 망 이용대가 등 통신망 전반 제도 개선을 다룰 예정이다.

과기정통부와 방통위가 별도로 협의체를 운영할 게 아니라 협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 지 오래다.

해외사업자 규제가 어렵다는 현실을 인정하더라도 최소한의 규제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라는 주문이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해외사업자 규제에 소극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민간 시장에 정부가 개입할 명분이 없다”면서 “안타깝지만 사업자가 협상을 잘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도 무기력하긴 마찬가지다. 김성태 의원(자유한국당)이 2월 지정대리인제도를 핵심으로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이렇다 할 논의를 하지 못하고 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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