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없이도 수소 가스 누출을 빠르고 정확하게 감지하는 센서가 개발됐다.
이태윤 연세대 교수, 용펭 메이 푸단대 교수 공동 연구팀은 수소 가스에 반응하는 나노 박막 기반 마이크로-롤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수소는 석유, 화학, 철강 등 산업 전반의 필수 원료다. 수소연료전지 개발에 따라 일상 사용량도 매년 늘고 있다. 특유의 무색, 무취, 무미를 띤다. 공기 중 농도가 4%만 넘어도 쉽게 폭발하기 때문에 누출검지 시스템이 필수다.
현재 상용화된 수소 센서는 전력 공급이 필요하다. 센서에 전해지는 전류가 점화원이 될 위험이 있다. 수소가 누출됐을 때 폭발 위험을 오히려 높인다.
연구팀이 개발한 건 둥글게 말려 있다가 수소 가스에 반응하면 펴지는 마이크로-롤 액추에이터다. 수소 가스가 누출되면 수 초 내에 빛 투과도가 50% 이상 달라진다. 센서가 즉시 반응할 수 있다.
전기 신호 대신 광학 신호를 사용하는 수소 센서는 종전에도 있었다. 그러나 화학 반응 기반이어서 반응 시간이 수 분~수십 분 소요됐다. 연구팀 센서는 전력 공급이 필요 없고, 폭발 위험이 없다. 수초 이내에 반응하는 초고감응성도 갖췄다.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
이태윤 교수는 “수소 가스에 노출된 팔라듐의 화학적·기계적 변화를 모두 활용해 빠르고 높은 응답을 갖는 센서를 개발했다”며 “정밀 수소 계측장비부터 단순한 누출 경보 센서까지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어 수소를 사용하는 전 분야에 걸쳐 파급효과가 크고, 미래형 디스플레이에도 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실렸다. 교육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대학중점연구소지원사업,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한·중협력연구사업으로 수행됐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