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소국 몰타가 지중해의 낙원에서 암호화폐 산업의 새 허브로 떠오르고 있다.
몰타가 암호화폐에 우호적 정부 정책과 낮은 세금 등을 내걸면서 암호화폐 거래소 등 관련 기업을 유혹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몰타는 지중해 남부에 위치한 영연방 국가로 6개의 섬으로 이뤄졌다. 관광과 중계무역이 발달했고, 인구는 40만명을 겨우 넘긴다.
몰타는 지난 달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본사 이전 계획을 밝히면서 주목받았다. 당시 일본에서 암호화폐 규제가 강화되면서 바이낸스는 몰타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했고, 이달 초에는 홍콩에 기반을 둔 암호화폐 거래소 오케이이엑스(OKEX)도 몰타 이전 계획을 전했다.
또 엔터테인먼트에 특화된 암호화폐인 '트론'도 몰타로 이전하는 안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
이는 몰타 정부의 적극적 관련 기업 유치 계획이 한몫했다.
외신에 따르면 몰타 정부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관련 회사에 합법성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디지털 혁신 당국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초기 블록체인과 디지털 자산 산업 생태계 육성을 위한 입법안도 준비하고 있다.
아직 유럽연합(EU)차원의 암호화폐 관련 규정이 없기 때문에 몰타는 별도 규정 등을 신설할 수 있다.
조셉 무스카트 몰타 총리는 암호화폐 분야 선두국가가 내겠다는 야심을 비치면서 “암호화폐가 미래 경제의 기반이 될 것이란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지폐와 암호화폐를 비교하면서 “우리가 가치를 종이조각에 부여한 것처럼 미래세대도 가치를 전자저장시스템에 부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몰타 정부의 호의적 분위기는 일본, 스위스 등 과거 암호화폐에 대해 느슨한 정책을 펼쳐왔던 국가들이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에서 관련 기업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싱가포르와 함께 암호화폐 기업에 새 중심지로 부상하던 홍콩 역시 암호화폐공개(ICO) 및 코인 거래를 금지한 중국 정부의 영향으로 규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몰타가 글로벌 기업에 제공하는 낮은 세금도 매력적 요소가 됐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몰타는 5% 수준의 법인세로 이미 온라인 카지노 기업 등의 조세회피처로 주로 이용됐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