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족 다섯식구 중 가장을 포함해 자녀 셋 등 4명이 모두 박사이거나 박사 예정자여서 진정한 '박사 집안' 탄생을 예고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김영일 두원공과대 기계공학과 교수(59) 가족이다. 김 교수는 부인 홍지영씨(57)와 슬하에 2녀1남을 뒀다.
김 교수부터 학업 성취 기록이 남다르다. 시골에서 어렵게 유년시절을 보낸 김 교수는 7급 공무원이던 1986년 홍 씨와 결혼하면서 주경야독으로 학업에 몰두했다. 학사·석사를 내리 거쳐 숭실대에서 1993년 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두원공과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자녀 중에선 둘째 딸이 박사 학위 첫 테이프를 끊었다. 차녀인 수지씨(29)는 지난해 2월 서울대에서 의학 박사학위를 땄다. 박사 학위 논문은 난소암 항암제 개발에 대한 연구였다. 학위 뒤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서울대 의대 연구교수로 임용돼 근무하는 동안 난소암 환자 복수가 염증성 종양미세 환경을 형성함으로써 암세포의 전이를 촉진한다는 사실과 염증성 시토카인(cytokine) 중 IL-6가 기존 보고보다 높은 레벨로 복수 내에 존재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비 세포적 복수 구성 요소가 암 세포 전이에 미치는 분자적 기전을 이해하고 치료하는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어 장녀인 일지씨(31)는 미술학 박사 학위 청구전을 다음달 5일부터 11일까지 홍익대 미술대 서양학과에서 연다. 이를 거쳐 내년 2월 미술학 박사 학위를 취득할 예정이다. 일지 씨는 학사 공부를 했던 영국 런던과 석사 학위지 미국 캘리포니아 등지에서 다수의 개인전과 그룹전을 가진 바 있는 실력파 예술가다.
막내 아들 수현 씨(23)도 서울대 의대 박사과정을 수료 한 뒤 의료전문 연구요원으로 국방의 의무를 지고 있다. 2021년 2월 박사 학위를 취득할 예정이다. 김 교수는 “가난한 공무원과 결혼해 직장(중·고교 교사)과 육아를 병행하면서도 남편과 자식 모두를 박사로 키워낸 아내의 공이 전부 다”라며 “자녀 출산과 육아를 꺼려하는 요즘 젊은 세대에 귀감이 됐으면 한다”고 아내를 연신 추켜세웠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