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다윈에 따르면 마지막에 살아남은 종은 강한 종도, 똑똑한 종도 아니고 변화에 잘 적응하는 종입니다. 이처럼 금융권도 데이터 중심 초연결 사회에 적응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김봉규 NH농협은행 핀테크사업팀장은 19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된 '제7회 스마트금융 콘퍼런스'에서 '연결을 통한 혁신적 금융생태계' 주제 발표를 맡았다.
금융권도 '초연결' 기술 흐름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NH농협은행 오픈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플랫폼 전략을 주요 사례로 소개했다.
초연결이란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간 네트워크로 연결돼 상호 소통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여기서 핵심은 소통이다. 1세대 통신(1G)에서 5G까지 통신 기술 발전으로 소통도 음성을 주고받는 단계에서 정보와 데이터를 교환하는 단계로 거듭났다.
이로써 2016년 세계 75억명이 인터넷에서 발생시킨 데이터 총량은 1.2제타바이트(ZB)에 달한다. 이는 인터넷이 태동한 1984년부터 2013년 말까지 발생한 데이터 총량(1.3ZB)와 맞먹는다.
김 팀장은 초연결 사회에서 금융권이 오픈 API 기반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픈플랫폼에서 금융 기능 API를 제공, 핀테크 업체와 연결해 금융을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이다.
NH농협은행은 2015년 은행권 최초로 'NH핀테크 오픈플랫폼'을 구축했다. 금융플랫폼을 마련하는 단계를 거쳐 지난해부터 맞춤형 금융 API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픈플랫폼 2.0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아시오(ACIO)' 전략을 내세웠다. 'All Connected In & Out' 준말로, 은행과 계열사(캐피탈, 유통, 손해보험, 생명) 같은 내부는 물론 개인 간(P2P) 금융, 오픈마켓 등 외부를 두루 연결하는 것이다.
현재 NH핀테크 오픈플랫폼이 제공하는 API는 금융 API(89개)와 관리 API(36개)를 합쳐 총 125개다. 지난해 말 기준 오픈 API를 활용한 거래 건수는 164만3925건, 거래액은 6266억원에 달했다. 2016년 대비 각각 900%, 2846%나 증가했다.
대표적으로 P2P 대출 중개플랫폼 전용 '자금관리 API'를 지난해 5월 말 출시했다. 올해는 '비대면 본인인증 API'와 'P2P외상매출 담보대출 자금관리 API'를 공개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API를 NH핀테크 클라우드에서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로 선보인다.
그는 “오픈플랫폼을 갖추고 금융 API를 제공해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은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이라면서 “당국도 API 활성화를 지원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금융사도 오픈 플랫폼을 만들고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