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사용자 경험의 시대이다. 과거에는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해 기능 위주로 상품과 서비스를 선택했다면 이제는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들이 넘쳐나 사용자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이제 기업은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지 못하면 도태될 수 밖에 없다. 고객이 원하는 맥락을 가진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으려면 혁신이 절실하다. 기업들이 혁신의 기저에 클라우드를 최우선하는 이유다.
LG전자 김동욱 상무는 지난 18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클라우드 컴퓨팅의 미래를 조망하는 ‘AWS Summit 2018’의 기조연설에서 창립 60주년을 맞이하는 LG전자의 고객만족도를 높이는 혁신의 비전을 제시했다.
1958년 금성사를 설립해 올해 60주년을 맞는 LG전자는 국내 최초의 라디오 A-501 모델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수많은 제품을 출시하면서 실생활에 필요한 제품으로 국내외에서 입지를 다져왔다. LG전자는 소비자들이 맥락 없는 '기능'에 더 이상 열광하지 않기에 고객만족도를 높이는 혁신을 단행했다. 사용자 경험의 시대에 LG전자가 단행한 혁신은 ‘ThinQ’에서 시작됐다. 기계를 똑똑하게 만드는 것은 기계 혼자 힘이 아닌 다양한 기기의 융합과 사용자들의 경험치가 필요하며 AI 기술 발전이 제품 개발 혁신에 불을 지폈다. 여기에 클라우드 기술은 더 똑똑한 기계를 만드는 데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김동욱 상무는 “이제는 과거에 접하지 못했던 신기술과 기계가 통합되고 있다. 이미 수천만 대의 제품이 클라우드 서버에서 구동되고 있고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환경 속에서 엔지니어링적으로 많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또한, 회사 자체적으로 만든 AI 서비스도 있지만, 오픈 이노베이션 정책에 따라 외부의 많은 업체들과 AI 기술 관련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 이를 위해서는 서버 구조가 유연해야 한다”며 “가정에서 사용하는 공기청정기의 경우 미세 먼지 센서, 그리고 인간의 음성과 커뮤니케이션 하듯 오늘날 전자제품은 단독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또 한 번 구입한 제품을 오래 사용하지 않고 제품은 늘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고 한다. 결국 사용자 만족도의 변화가 제품과 기업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번 변화들은 전방위의 IT기술이 요구된다. 지금도 수천만 대의 제품이 동시에 접속돼 있고, 하루에도 수 테라바이트의 로그데이터가 몰리고 있다. 그래서 LG전자는 AWS 클라우드를 선택했다고 한다. LG전자는 2016년에 클라우드 센터를 설립해서 클라우드에서 서비스와 시스템을 개발하고 운영하고 있다. 2016년 말에는 스마트TV 서비스 플랫폼을 AWS 클라우드로 성공적으로 이전했고, 올해 초 CES에서는 AWS IoT 기반의 ThinQ 플랫폼을 선보였다.
LG전자가 AWS 클라우드를 선택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LG전자 제품이 판매되는 모든 국가에 독자적으로 IDC를 설립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전 세계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AWS를 통해 해외 진출이 유연해졌다.
두 번째는 고객의 접속 트래픽을 예측하고 발맞춰 대응하는 확장성(scalability)이다. AWS 상에서 인프라 자체가 트래픽의 움직임에 따라 자동적으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 매니지드 서비스면에서는 개발의 경우 커널 소스까지 고치면서 최적화가 필요할 때가 있다. 이 때는 이미 마련된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이 비용과 시간적인 효율이 높다. 게다가 서버리스 아키텍처는 코딩을 할 때 코드가 실행되는 머신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데 DB가 올라갈 머신과 같은 인프라 고민없이 비즈니스 로직에만 집중할 수 있다.
마지막은 엣지컴퓨팅으로 제품의 컴퓨팅 파워가 충분하지 않거나 클라우드까지 모든 오퍼레이션을 보내기 어려운 경우, 엣지 사이드에서 가능해진 것이다. LG전자는 아마존 세이지메이커 (Amazon SageMaker), AWS 그린그래스(Greengrass)를 고려 중에 있다. LG전자는 그동안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구축됐던 서비스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AWS 클라우드로 이전했으며, 지금도 AWS 클라우드에 서비스를 쌓아 올리고 있다고 한다.
김 상무는 “개발자 입장에서 매니지드 서비스나 서버리스 아키텍처가 많은 일을 수행하면 개발 역량이 저하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데이터 처리 시스템을 위해 AWS 위에서 자체적인 스토리지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데이터베이스 전문회사가 아님에도 우리의 도메인에서 가능했던 것이다. 바로 이런 과정이 클라우드 시대의 엔지니어링 역량을 쌓게 한 것이다. 이제 개발에 있어서 기본적인 것은 AWS에 맡기고 자신의 영역에서 최고의 엔지니어링 역량을 쌓아가는 최고의 엔지니어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한다.
이향선기자 hyangseon.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