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찰이 5만 명이 운집한 콘서트에서 얼굴인식 기술로 수배범을 체포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칸칸뉴스가 13일 보도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경제사범으로 수배 중이던 아오씨는 지난주 홍콩의 유명 가수인 장쉐여우의 콘서트를 보기 위해 차를 몰고 아내와 함께 장시성 난창시의 콘서트장으로 향했다.
5만여명이 운집하는 대규모 콘서트였기 때문에 설마 경찰이 자신을 알아볼 수 있겠느냐는 생각에서 그는 아무 두려움 없이 콘서트장에 들어섰다.
하지만 콘서트를 즐기기 시작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들이 그를 둘러쌌고, 곧바로 체포됐다. 체포 당시 그는 깜짝 놀란 표정이었고, 멍한 얼굴로 경찰을 바라보기만 했다고 한다.
그를 체포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이 구축한 세계 최고 수준의 얼굴인식 시스템 덕분이었다.
사회 통제와 치안에 우선순위를 두는 중국 정부는 2015년 공안부 주도로 13억 중국인 누구의 얼굴이라도 3초 안에 90% 정확도로 식별하는 얼굴인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에 나섰다.
이러한 얼굴인식 기술은 치안뿐 아니라 유통, 금융, 교통, 여행, 숙박 등 중국인의 일상 곳곳으로 파고들고 있다.
아오씨는 경찰 진술에서 “너무나 많은 사람이 있었기에 안전하다고 생각했으며, 경찰이 나를 알아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절대 콘서트장에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얼굴인식 기술은 반체제 인사 동향 감시나 소수민족 탄압 등에도 쓰이고 있어 중국이 '빅 브러더' 사회로 향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