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 이어 대형마트도 셀프 계산대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기술 진화를 활용해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는 한편 인건비 상승 등 중장기 영업 환경에도 대응하기 위함이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서울 양평점에 4대를 도입하며 셀프 계산대 운영을 시작한 롯데마트는 최근 4개 점포, 총 40대 셀프 계산대로 늘렸다. 양평점과 서초점은 4대에서 10대로 늘렸으며, 김포한강점과 대구칠성점에도 각각 도입했다. 롯데마트는 올해 안으로 매장 40여곳에 10대씩 총 400여대의 셀프 계산대를 추가 설치한다.
신규 오픈 점포에 우선 도입할 예정이지만 각종 규제로 신규 출점이 어려운 환경상 리뉴얼을 단행하는 점포에 우선 도입하고, 점포 특성상 젊은 층이 많은 곳을 중심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최근 창립 20주년 행사 기간에 맞춰 셀프 계산대 이용 고객에게 엘포인트 2배 적립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셀프 계산대는 고객의 대기 시간 단축 등을 통한 고객 만족도 향상을 꾀한다는 목적이지만 일반 계산대 대신 셀프 계산대에 줄을 서는 일이 벌어지는 등 좋은 반응도 얻고 있다.
이마트도 최근 성수본점과 왕십리, 죽전 등 3개 점포에 16대의 셀프 계산대를 도입했다. 현재 테스트 기간으로, 본격 확대 계획은 정하지 않았다. 소비자로부터 셀프 계산대가 호응을 얻고 있는 만큼 신설 매장과 리뉴얼 점포 중심으로 무인 계산대를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트는 무인 계산대 외 '고속자동스캔 셀프 계산대'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소비자가 바코드를 직접 찍어 계산하는 기존의 셀프 계산대보다 한 단계 진화된 개념이다. 기계가 상품 바코드를 빠른 속도로 자동 인식해서 계산하는 시스템이다. 이마트는 지난달 창고형 할인매장 이마트 트레이더스 스타필드 하남점에 설비를 도입했고, 현재는 소비자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테스트 단계에 있다.
이마트는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스마트 카트 '일라이'도 3년 안에 도입한다. 자동으로 주행 기능 외 구매 물건을 카트에 담는 순간 일라이가 자동 계산해 SSG페이가 내장된 휴대전화를 접촉만 하면 결제가 완료되는 방식이다. 일반 카트에 비해 구매한 상품을 계산대에 옮겨서 결제한 뒤 다시 담거나 계산대에서 기다리는 번거로움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2005년에 국내 최초로 셀프 계산대를 도입한 홈플러스는 현재 셀프 계산대 총 390여대를 운영하고 있지만 현재 확대 계획은 없다.
셀프 계산대는 고객이 바코드 인식기로 상품 가격을 스캔하는 것에서부터 결제 수단을 이용해 금액을 지불하는데 이르는 결제 전 과정을 고객 스스로 수행하는 무인 계산대다. 카드·현금 결제, 음성 안내 서비스, 멤버십카드 포인트 적립, 현금영수증 발급 등 기능을 갖추고 있다.
무인 계산대는 계산 대기열 단축, 고객 프라이버시 보호 측면에서 고객에게 좀 더 개선된 쇼핑 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돼 빠른 속도로 보편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객 대상의 안내 및 각종 에러 발생 시 조치를 위한 인력이 상주해야 하고, 주류·담배를 구매하는 소비자의 신분증 확인 등 번거로움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셀프 계산대는 기술 발달에다 소비자 편의를 높인다는 점에서 지속 확대될 것”이라면서 “인건비 상승 부담에 대비한다는 점도 중요한 고려 항목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