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10일 “삼성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 결과가 확정되면 조만간 비가역적 변화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YTN 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삼성은 여전히 그룹 지배구조에서 핵심이 되는 포인트에 대한 결단을 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김 위원장은 “삼성의 핵심 문제는 결국 삼성생명, 즉 보험 계열사 고객의 돈을 이용해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금산분리 문제며 사실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 스스로 합리적 방향을 시장에 제시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도 합리적으로 유도하기 위한 법·제도 개선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대기업의 자발적 변화에 대한 새로운 '데드라인'을 생각하느냐에 대한 질문에는 “새로운 데드라인을 생각할 필요는 없다”며 “다만 4월 말이나 5월 초쯤 다시 한 번 기업에 있는 분들을 만나 그동안 진행됐던 상황에 대해 말씀을 듣고 한편으로 애로를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속 가능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정부와 재계가 어떤 측면에서 함께 노력해야 하는가 대화의 시간을 갖겠다”며 “그런 내용을 반영해 하반기 제출할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 내용을 충실히 채워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재벌개혁 성과를 평가해달라는 질문에는 “작년 6월 취임하면서 나름대로의 계획을 1년 단위로 단기·중기·장기로 구상해뒀다”며 “올해 6월까지가 1년차 단기인데, 그동안 제가 계획했던 것들은 나름대로는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그 과정에서 재벌 그룹의 여러 가지 변화가 비가역적으로 시작됐다고 평가한다”며 “시작이 절반이라는 의미에서 50점은 넘은 것 같다. 그럼에도 정말 재벌이 한국 경제의 소중한 자산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일관되게 추진해야 할, 아직도 갈 길은 굉장히 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