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사이에 무역갈등이 고조되면서 중국 인터넷에 문화대혁명 시기의 반미 구호가 다시 등장했다.
대만 중앙통신은 최근 미국과 중국이 서로 '관세폭탄' 의사를 주고받은 이후 웨이보, 웨이신 등 중국 소셜미디어에 '끝까지 맞서겠다'는 내용의 포스트가 가장 인기있는 그래픽으로 떠올랐다고 8일 보도했다.
이 포스트는 만리장성을 배경으로 '원한다면 미국과 끝까지 맞서 싸우겠다'는 의미의 '끝까지 모셔다 드리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국 관영 인민망은 '더 크게 놀고 싶다는 것인가. 누가 누구를 무서워하느냐'는 제목의 평론에서 “미중 무역분쟁의 본격화로 중국 민심의 충만한 민족주의 정서가 다시 급물살을 타고 있다”고 전했다.
인민망은 미국이 중국 상품에 1000억 달러 관세 추가 부가 방침을 심리전의 하나로 보고 “중국은 매우 단결해 있다. 인터넷에서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적개심을 불태우고 있고 정부의 반격 조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중국 인터넷 상에는 민족주의적 자존심을 내세워 미국의 무역전쟁에 절대 굴복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네티즌도 “무역전쟁을 바라지는 않지만 절대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만약 미국이 계속 한다면 중국도 끝까지 맞서겠다”는 주장을 게재하고 있다.
반미 정서를 부추기는 가짜 뉴스도 속출하고 있다.
최근 후난성 헝산 관광지 매표소에 '미국 국적의 관광객이 티켓을 구매할 때 반드시 25% 관세를 더 내야 한다. 번거롭지만 양해바란다. 불편한 점이 있으면 미국 대사관에 물어달라'는 내용의 가짜 뉴스가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중국 사회에 퇴행적인 좌경화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시진핑 주석을 중심으로 한 권위주의 통치가 강화되고 이념적으로는 좌파 세력이 득세하는 상황과도 관련이 있다고 진단했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