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구글이 전쟁 사업을 해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
고위직 엔지니어를 비롯한 수천 명의 구글 직원들이 미 국방부(펜타곤)와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회사 정책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4일 보도했다.
지금까지 3100명이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에게 보내는 서한에 서명했다. 이들은 “펜타곤의 파일럿 프로그램인 메이븐(Maven)에서 철수하고 전쟁기술을 구축하지 않을 것임을 발표하라”고 요구했다.
메이븐은 인공지능(AI)을 사용해 비디오 이미지를 분석하고 무인 항공기의 타격 목표를 향상하기 위한 펜타곤 프로젝트다.
NYT는 “미 국방부의 비디오 분석은 대 테러 작전 등에 일상적으로 사용되며 국방부 간행물에도 그런 작업을 지원한다고 나오는데도 구글은 이를 본질적으로 '비공격적'이라고 말하고 있다”면서 “펜타곤과 구글은 구글의 제품이 인간 조작자 없이 발사할 수 있는 자율무기시스템을 만드는 데 사용되지 않을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열린 구글의 직원 총회에서도 이 프로젝트에 구글이 참여하는 것을 놓고 의문이 제기됐다고 한다.
당시 구글의 클라우드 사업을 총괄하는 다이앤 그린은 이 프로젝트를 옹호하면서 직원들을 안심시키려 했다고 NYT는 전했다.
구글은 3일 발표한 관련 성명에서 “머신러닝의 군사적 이용에 대한 우려는 자연스러운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한 포괄적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NYT는 “회사는 이 논의가 매우 중요하고 유익하다고 말하지만, 이 캠페인을 주도하고 있는 몇몇 직원들은 보복을 우려하면서 익명으로만 얘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글 대변인은 “대부분의 서명이 회사가 충분한 설명을 할 기회를 얻기 전에 수집된 것들”이라고 말했다.
NYT는 “이런 이상주의적 태도(펜타곤과의 협력 반대 캠페인)에 모든 구글직원이 동의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사악하지 말자'를 모토로 삼는 이 회사에서는 상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 “그러나 워싱턴의 막대한 방위산업과 특히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에게는 미군의 살상력을 높이는 것이 중심목표”라고 말했다.
'무인 전쟁' 저자이자 전 국방부 관리였던 폴 샤르는 “IT 기술자들의 자유주의적 사고와 AI를 군사적으로 이용하고 싶은 정부의 수요를 고려할 때 지금 구글에서 벌어지는 갈등은 불가피하다”며 “AI는 연구실에서 급속히 빠져나와 실생활로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