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영국에 시행 중인 온라인 판매 서비스를 이달부터 전 차종으로 확대한다. 고객은 온라인으로 전국 모든 딜러(판매자)가 제시하는 차종별 가격을 실시간으로 비교, 원하는 딜러에게 차량을 구매할 수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영국법인은 이달 셋째 주 온라인 판매 포털사이트 '클릭 투 바이(Click To Buy)'를 전면 개편해 오픈한다. 일부 차종에 국한됐던 온라인 판매 서비스를 전 차종으로 확대하고, 각 딜러가 제시한 할인 폭을 공개하도록 했다. 고객은 딜러가 제공하는 할인 폭을 한 곳에서 비교해 차량을 구매할 수 있다.
토니 화이트혼 현대차 영국법인 최고경영자(CEO)는 “이달부터 영국 내 모든 판매 차종과 판매점이 온라인 상태로 변신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고객은 판매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온라인으로 딜러간 가격을 실시간으로 비교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16년 영국 시장에 첫선을 보인 클릭 투 바이는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까지 50만명이 넘는 고객이 클릭 투 바이 사이트를 방문했고, 이 가운데 5만명이 중고차 교환 프로그램을 이용했다.
다만 신차 판매 대수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실제 클릭 투 바이를 통해 판매된 신차는 80여대 수준이다. i20 등 소형차 위주의 제한된 차종과 특정 가격대 모델만을 판매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개편으로 고객은 원하는 모든 차종과 세부 모델 등 오프라인과 동일하게 선택해 구매할 수 있게 됐다.
현대차는 판매는 물론 정비 분야에서도 온라인 예약 서비스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자사 딜러 네트워크를 통해 고객들이 약 10초, 6번의 클릭으로 정비 서비스를 예약할 수 있도록 개편한다. 고객은 이메일이나 문자로 서비스 진행 상황을 업데이트받고, 관련된 영상이나 사진을 받아볼 수 있다. 현대차 영국법인에 따르면 현재 전체 고객 중 30%가 온라인 정비 예약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영국 내 클릭 투 바이가 성공 모델로 자리매김할 경우 온라인 판매 서비스는 다른 국가로도 빠르게 확산될 전망이다. 현재 현대차가 클릭 투 바이를 도입한 곳은 영국과 캐나다가 유일하다.
글로벌 시장에선 온라인 판매가 늘고 있지만, 한국은 아직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딜러들의 거센 반발로 현대차 등 대다수 업체는 온라인에서 미리 차량 견적을 내보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
국내 업체 가운데 온라인으로 사전 계약까지 진행할 수 있는 서비스는 지난해 11월 르노삼성차가 선보인 e-쇼룸이 유일하다. e-쇼룸은 온라인으로 차량 계약을 진행할 수 있으나, 선택한 판매점을 찾아 계약서를 작성하는 등 추가 절차를 마쳐야 실제 차량을 출고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선 딜러들의 반발 탓에 국내에서 온라인 판매가 본격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