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시장에 블록체인 바람이 거세다. 계정 정보와 게시물이 블록체인 기술로 안전하게 저장되고 암호화폐를 보상으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등 기존 소셜미디어도 블록체인 기반으로의 전환을 예고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스팀잇을 시작으로 아카샤, 디튜브 등 블록체인 기반 소셜미디어 이용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2016년 소셜미디어에 블록체인 기술을 최초 도입한 스팀잇은 이용자 계정에 글을 올려 '업보트(Upvote)'를 많이 받으면 스팀, 스팀달러, 스팀파워 등 암호화폐를 지급한다. 스팀잇 보상 시스템은 블록체인 기반으로 운영된다. 업보트를 누른 회원도 수익의 25%를 받는다. 콘텐츠 생산자에게만 보상이 돌아가면 활동이 저조할 것을 고려했다. 콘텐츠도 블록체인에 분산 기록된다. 일주일 후엔 수정이나 삭제가 불가능하다.
스팀잇으로 하루에 1만5000달러를 벌었다는 사례가 등장하면서 가입자가 급증하고 있다. 3월 14일 기준 90만명에 육박했다. 상승 추세를 보면 이달 안에 100만명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 50만명 돌파 이후 3개월 만에 갑절로 늘어나는 셈이다.
베타 서비스를 하고 있는 아카샤는 자체 암호화폐를 발행하지 않고 이더리움을 보상으로 준다. 암호화폐를 발행하면 기술력이나 서비스보다 암호화폐에만 관심이 쏠리기 때문이다. 후발 주자인 만큼 스팀잇에 비해 사용자환경(UI)과 사용자경험(UX)을 개선, 이용자 확대에 나섰다.
국내에서는 휴먼스케이프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환자 커뮤니티를 구축했다. 커뮤니티 내 정보 생산 주체인 환자와 의료 전문가에게 지식 생산물에 대한 보상을 제공한다.
기존 소셜미디어도 블록체인 기반으로의 전환을 예고했다.
중국판 인스타그램으로도 불리는 '타타유에프오(tataUFO)'는 최근 암호화폐발행(ICO)으로 탈중앙화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타타유에프오는 한국인 창업자가 중국에서 내놓은 소셜 메신저다.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의 젊은 층 중심으로 사용자 1100만명을 돌파하며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페이스북도 암호화폐와 같은 분산 처리 기술 도입을 고심하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사람들은 정보기술(IT)이 권력을 분산하기보다 오히려 집중시킨다고 생각한다”면서 “분산 처리 기술이 중앙집권형 시스템에서 권한을 빼앗아 사람에게 돌려준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블록체인 기반 소셜미디어의 성장 배경에는 기존 중앙집권화된 소셜미디어에 대한 피로감이 있다. 기존 소셜미디어는 사용자가 제작한 콘텐츠로 회사가 돈을 벌었지만 정작 제작자에게는 수익이 배분되지 않았다. 네드 스콧 스팀잇 창업자는 “제작자에게 광고 없이 콘텐츠 자체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고 출시 배경을 밝힌 바 있다.
블록체인 기반 소셜미디어는 계정 정보 유출 우려도 없다. 모든 데이터가 분산 저장되기 때문에 네트워크 상에 있는 사용자 절반 이상을 해킹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다. 서비스 중단에 따르는 데이터 손실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중앙 서버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최근 등장한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는 블로거 형태여서 소셜미디어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면서 “암호화폐 가치를 보장할 수 없는 점도 우려된다”고 경계하기도 했다.
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