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5년 동안 9000억원에 달하는 연구개발(R&D)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엔씨소프트 재무재표를 분석한 결과 엔씨소프트는 2013년부터 2017년 3분기까지 8331억원 R&D 비용을 집행했다. 5년 동안 전체 매출 중 평균 23%를 R&D에 투자한 것이다.
엔씨소프트 2017년 3분기 보고서를 보면 이 회사는 전체 직원 3177명 중 약 70%인 2158명이 연구개발(R&D) 업무를 담당한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도 엔씨소프트가 국내 500대 기업 중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이 가장 높은 기업으로 평가한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엔씨소프트는 '최초' '최대' 타이틀을 많이 가지고 있다. 국내 게임 개발사 최초로 캐릭터 움직임을 구현하기 위한 2016년 모션캡처(Motion Capture) 스튜디오, 2017년 3D스캔 스튜디오를 연달아 구축했다.
국내 게임사 최초이자 최대 규모 시설을 갖춘 사운드 스튜디오도 운영 중이다. 스튜디오에 게임 속에 들어가는 각종 효과음을 녹음하는 '5.1채널 영상 사운드 믹싱룸' '폴리스튜디오(효과음 음향 녹음실)'를 갖췄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술 확보에 주력한다. 2011년부터 AI를 핵심 기술로 선정하고 R&D를 시작했다. AI 원천 기술 확보를 통해 IT기술 전반에서 미래 경쟁력 창출에 집중하는 전략이다.
2011년 2월 AI 테스크포스(TF)를 만든 이후 AI랩을 거쳐 현재 AI센터와 자연어처리센터(NLP센터)로 조직을 확장했다.
엔씨소프트 AI센터와 NLP센터는 김택진 대표 직속으로 김 대표가 직접 관리한다.
센터 산하에 5개 조직을 운영 중이다. AI센터에는 게임 AI랩, 스피치랩, 비전TF를 비롯해 NLP센터의 언어AI랩, 지식AI 랩 등 총 5개 기술 영역을 연구한다. 소속된 AI 전문 연구 인력은 100명이 넘는다.
엔씨의 AI 연구는 게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뛰어난 기술을 연구개발해 혁신할 수 있는 분야라면 어디든 열어두고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는 AI 전문 연구 인력 육성과 연구개발에 투자를 확대,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우수 인재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AI센터와 NLP센터는 서울대, 카이스트 등 국내 AI 분야 연구실 12곳과 긴밀한 연구 협력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연어처리 분야의 국내 최고 권위자 임해창 전 고려대 컴퓨터학과 교수가 NLP센터 자문교수로 합류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2월 23일 열린 '엔씨소프트 AI DAY 2018' 행사에서 “아날로그 시대가 프로그래밍 기반의 디지털 시대로 전환됐듯 이제는 AI가 데이터를 학습하는 '러닝(Learning)'의 시대로 바뀌고 있다”면서 “엔씨는 AI 기술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빠르게 다가오는 AI 시대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표1> 엔씨소프트 2013년-2017년 연구개발비, 출처:엔씨소프트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