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이 르노삼성자동차보다 2배 가량 높은 임금 비중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를 통해 경영난 원인으로 꼽히는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18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공개한 '한국지엠 글로벌 생산 경쟁력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같은 외국인 투자기업인 르노삼성자동차와 비교하면 매출액 대비 임금 비율이 높은 고비용 저생산 구조인 것으로 나타났다.
KAMA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 한국지엠은 르노삼성에 비해 평균연령이 8.6세 높고, 근속연수는 6.8년 길다. 1인당 평균임금은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이 각각 8670만원, 6550만원으로 한국지엠이 르노삼성보다 2120만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대비 임금 비율도 한국지엠이 11.4%로 르노삼성 (4.4%)보다 2배 이상 높다.
한국지엠 연간 생산량은 2011년 81만854대에서 2016년 57만9745대로 5년새 28.5% 감소했지만, 고용 규모는 같은 기간 1만7134명에서 1만5906명으로 7.2% 줄어드는 데 그쳤다.
KAMA는 “르노삼성차도 2011년부터 생산, 내수, 수출이 모두 급격히 줄어 위기를 맞았다”며 “그러나 2012~2013년 임금동결, 생산목표 달성을 위한 긴급 특근요청 수용, 공정 개선 운동, 노사간 도시락 미팅 등 노사 협력을 바탕으로 생산성 향상이 물량 확보로 이어지는 구조를 갖췄다”고 했다.
KAMA는 노조가 근로조건 외 채용·해고시 노사합의, 해고자 원직 복직 등 사용자의 경영권(인사권) 관련 사항까지 요구하고 노사 협약의 유효기간(2년)도 짧은 현행 한국의 불합리한 단체교섭 제도와 노동법 등도 한국지엠 경영난의 배경으로 꼽았다.
KAMA는 한국지엠 노조가 잦은 파업을 한 것도 경영난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지엠 노조는 2005년, 2009~2010년, 2014~2015년을 제외하고 매년 파업을 실시해왔다. 미국 GM은 파업에 조합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나, 한국지엠은 조합원 과반수 찬성만으로도 파업이 가능하다. 또 미국 GM은 자유로운 배치전환, 휴식시간 최소화, 3교대제 등으로 공장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반면 한국지엠은 배치전환시 노조와 협의,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 가산임금 중복할증 등으로 효율적인 공장 활용이 어렵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