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미국에서 에어백 결함 사고로 4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로부터 조사를 받는다. 사고 차량과 동일한 에어백을 장착한 모델은 42만5000대 규모로 추산된다.
18일 A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NHTSA는 2011년형 현대차 '쏘나타', 2012·2013년형 기아차 '포르테(국내명 K3)' 등 42만5000대의 에어백 문제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NHTSA는 해당 기종에서 상당한 손상을 가져온 충돌 사고 6건(쏘나타 4건·포르테 2건)이 있었으며, 해당 사고들에서 에어백이 부풀지 않아 모두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에어백 결함은 독일의 에어백 업체 ZF-TRW가 제작한 컴퓨터의 제어 시스템의 전기회로 합선이 원인으로 확인됐다. NHTSA는 다른 업체도 같은 부품을 사용했는지, 다른 업체 차량에서도 같은 문제가 일어날 수 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차 북미법인(HMA)는 성명을 내고 4건 중 3건에서는 에어백 제어 전기회로망에 손상이 있었으며, 1건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같은 문제는 매우 고속으로 달리던 중 정면충돌할 때 나타난다고, 이와 같은 충돌은 매우 드물다고 해명했다.
HMA는 조사를 통해 이 문제가 컴퓨터 '전기 과부하'로 인해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아냈으나 아직은 수리 방안이 없다고 밝혔다. 또 이 문제로 충돌 직전 안전벨트가 저절로 조여지는 기능이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 현대차는 내달 20일부터 리콜을 개시하고, 리콜 대상 차량 소유주에게 정비가 끝날 때까지 다른 차량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할 계획이다.
앞서 현대차는 올 2월 27일 쏘나타 15만5000대를 전기회로 합선에 따른 에어백 작동 결함으로 리콜했으나, 비슷한 기종을 판매하는 기아차는 리콜 조치를 하지 않았다. NHTSA는 조사 대상인 포르테 차량도 ZF-TRW사가 제조한 유사한 에어백 제어 컴퓨터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기아차는 wlsks 16일 성명을 내고 2002~2013년형 포르테 모델에서 '칩 문제로 인한' 에어백 미작동 사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리콜이 적절하다고 결정되면 신속하게 리콜을 실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한 소비자가 2015년 10월 NHTS에 접수한 불만 신고를 보면 기아차는 2013년 7월 오클랜드 인근에서 에어백이 작동하지 않아 탑승객 한 명이 숨진 사고를 이미 인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소비자는 2012년형 포르테에서 심각한 정면 충돌 사고가 일어나 운전자가 다치고 탑승객 한 명이 숨졌는데, 이를 기아차에 고지하자 기아차가 에어백 컴퓨터를 시험한 뒤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기아차 대변인은 “회사의 공식 성명 외에는 아무런 말도 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AP통신에 따르면 NHTSA는 2016년 비슷한 결함으로 리콜 조처된 피아트크라이슬러 모델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