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미국 투자는 늘고, 미국기업 한국투자는 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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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통상 압박이 계속되는 가운데에도 우리나라 기업·개인의 미국 대상 해외직접투자는 4년 연속 증가했다. 반면에 미국의 한국 대상 직접투자는 매년 큰 폭으로 줄고 있다. 이는 대미 무역 협상에서 우리나라에 유리한 통계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대상 해외직접투자(송금액 기준)는 152억9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2.8% 늘었다.

해외직접투자는 한국 개인·법인이 외국법인 경영에 참가하기 위해 주식을 사거나 출자해서 지분 10% 이상 취득하거나 공장·사무실 등 외국영업소 설치·확장 등을 위해 투자하는 것을 뜻한다.

해외직접투자는 국가별로 미국 비중(35%)이 가장 높다. 미국 대상 해외직접투자는 2013년 58억6000만달러에서 2014년 59억5000만달러, 2015년 70억4000만달러로 늘었다. 2016년에는 전년보다 92.5% 늘어난 135억5000만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12.8% 증가, 152억9000만달러까지 확대됐다.

반면에 미국의 우리나라 대상 직접투자는 최근 수년 동안 큰 폭으로 감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외국인직접투자 동향'에 따르면 미국의 한국 대상 직접투자액은 2015년 23억5100만달러, 2016년 13억3900만달러, 지난해 9억5100만달러로 연거푸 줄었다.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미국과의 직접투자에서 143억달러 적자를 본 셈이다.

이번 통계와 지난해 대미 무역 흑자 감소는 앞으로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우리나라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대미 무역 흑자는 179억달러로, 2012년(152억달러) 이후 5년 만에 200억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미국은 한국과의 교역에서 큰 손해를 본다는 논리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관세 인상 등을 주장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미국 대상 해외직접투자가 늘면 미국 현지 일자리가 창출되는 등 미국에 장점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전체 해외직접투자는 2016년(391억달러) 대비 11.8% 증가한 437억달러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해외직접투자는 매년 꾸준히 증가, 지난해 처음으로 400억달러를 돌파했다. 해외직접투자는 2006년(119억9000만달러)에 처음 100억달러를 돌파한 후 2007년(231억3000만달러)에 200억달러를 넘었고, 2013년(307억8000만달러)에 300억달러를 넘어선 이후 4년 만에 400억달러를 돌파했다.

지역별로는 북미(36.1%), 아시아(28.1%), 중남미(16.0%), 유럽(15.7%) 지역 순으로 많이 투자했다. 국가별로는 미국(35.0%), 케이만군도(11.4%), 중국(6.8%), 홍콩(6.8%), 베트남(4.5%) 순이었다.

설립 형태별로 신규 법인 설립을 의미하는 '그린필드형 투자'는 전년 대비 2.1% 감소했다. 반면에 기존 법인 지분 인수형인 'M&A형 투자'는 33.6% 증가했다. 해외 기업의 신기술 확보, 새로운 시장 진출 기반 마련을 위한 M&A가 활발했다는 분석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해 M&A가 활발했고 해외펀드 투자 등이 많아 해외직접투자가 증가했다”면서 “해외직접투자는 매년 확대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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