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투(H2)가 전주 덕진구 한 제지공장에 1.5㎿h 규모 바나듐 레독스 플로 배터리(VRFB)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상용 설치한다고 13일 밝혔다. 국내에서 개발된 VRFB 제품 중 최대 용량이다.
이 제품은 220㎾h 용량 VRFB ESS 모듈 7개로 구성된다. 복층형 제품구조로 VRFB ESS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모듈형 2단 적재방식으로 설치된다. 각 모듈이 독립적으로 운전되기 때문에 일부 모듈이 정지하거나 유지보수에 들어가더라도 전체 시스템은 정지하지 않고 계속 운영된다. H2는 6월 설치를 끝내고 7월 가동할 계획이다.
레독스 플로 배터리는 출력을 담당하는 스택에 전해액이 흐르면서 전기화학 반응을 일으켜 충·방전을 반복하는 배터리다. 전해액으로 바나듐 계열이 주류를 이뤄 바나듐 레독스 플로 배터리(VRFB)로 불린다. 수명이 길고 대용량화에 용이하며, 폭발 위험성이 없고 유지보수 비용이 저렴한 장점이 있다.
VRFB ESS가 설치되는 제지공장은 연간 70억원 이상 전력 비용 절감이 필요한 상황이다. H2는 한전의 ESS 전용 요금제를 활용하면 연간 평균 2억원 전력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는 앞으로 대표적인 전력다소비 업종인 제지공장에 추가 적용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H2는 경기도 한 냉동 물류창고에도 400㎾h급 VRFB ESS를 설치하고 이달부터 상용운전에 들어간다. 냉동 물류창고도 전력다소비 업종으로 향후 VRFB ESS가 활발히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주요국의 경우 이미 수㎿h에서 수백㎿h 규모 VRFB가 설치되었거나 구축 중이지만 국내에는 ㎿h급 VRFB ESS를 설치한 사례가 없다. 6월 설치가 완료되면 국내에도 연구개발이나 정부과제 형태가 아닌 순수 상용 제품으로 대용량 설치 사례가 확보되는 것이어서 의미가 있다. ㎿h급 설치 사례 확보로 향후 해외 시장 진출도 용이해 질 수 있다.
한신 H2 대표이사는 “대용량 ESS에 적합한 레독스 플로 배터리는 정부의 3020 신재생에너지 계획에 핵심적인 기술로 주목받고 있으며 지난해 12월 레독스 배터리에 대한 KS규격 개정으로 국내 시장 확대도 용이해질 것”이라며 “1.5㎿h급 VRFB 상용 설치가 본격적인 대용량 레독스 배터리 시장 개화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