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美 투자자, 비트코인을 뉴욕 증시 움직임 읽는 지표로 활용

일부 투자자가 주식 시장 침체 등 시장 변화를 읽는 지표로 가상화폐를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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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많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가격 폭락을 겪은 후 가상화폐의 높은 변동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트코인 시세는 지난해 12월 말 최고가를 기록하고 이루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한 달 후인 올해 1월 뉴욕 3대 증시 중 하나인 스탠다드앤푸어스(S&P) 500 지수가 2년 만에 10% 하락했다.

몇몇 투자자는 이처럼 비트코인과 S&P지수가 함께 움직이는 것이 비트코인이 주식 시장과 다른 위험성이 높은 투자에 영향을 주는 투자 심리 지표가 될 수 있다고 제안한다.

만약 주가가 또 다른 풀백(하락 돌파 후 다시 상승하는 현상)을 앞두고 있다면, 이에 앞서 비트코인이 급격하게 떨어진다는 의미다.

더그 램지 로이트홀트 그룹 최고 투자책임자(CIO)는 “비트코인을 투기적 열정에 대한 신호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면서 “비트코인은 12월 최고치를 올린 후 하락세를 기록했으며, 주식은 이보다 한 달 후인 1월 시장에서 정점을 찍었다”고 설명했다.

톰 포레스터 포레스터 자산관리사의 CIO는 “비트코인 시세 변동을 (주가 변화에 대한) 신호로서 보고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과 주가 변동성은 투자자 기대 심리에 기인한다.

뉴욕 증시는 미국 정부의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부과 결정에 따라 떨어졌다가 9일(현지시간) 미국 노동청이 일자리 보고서를 발간하자 반등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에서 예상치를 뛰어넘는 31만3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다. 미국 경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셈이다.

이와 달리 비트코인은 규제 당국이 세계적으로 가상화폐를 면밀히 조사함에 따라 개당 1만 달러 아래로까지 가격이 떨어졌다. 앞으로 규제가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영향을 끼쳤다.

시장조사업체 데이터트렉이 3달 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달 주식 시장에 매도 주문이 쇄도하면서 가상화폐와 S&P 500 지수 간 상관관계도 높아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비트코인과 주식 간 연결성에는 한계가 있다고 관측한다. 니콜라스 콜라스 데이터트렉 공동창업자는 “최근 두 자산 간의 상관관계가 높아졌지만 그 연결성은 하락세에서만 강하게 나타났다”고 결론 내렸다.

제이슨 웨어 알비온 파이낸셜 CIO는 “비트코인을 주식 시장 지표로 보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면서 “궁극적으로 주식으로 인한 수익은 경제와 기업 이익과 이자율, 인플레이션에 기반한다”고 피력했다.

비트코인이 주가 폭락 신호라고 여기지 않는 사람들도 가상화폐를 다른 투자 심리 측정기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브루스 비틀스 베어드의 수석투자전략가는 “(주식 시장 등락을 가늠할 수 있는) 단서를 주는 보이지 않는 뭔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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