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협력사들의 매출이 올 들어 30% 감소하는 등 경영상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 2~3차 협력업체는 유동성 위기로 부도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1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한국지엠 수출과 내수판매 부진으로 납품물량이 급감한 협력업체들이 매출액 감소, 가동률 저하 등이 발생하고 있다. 한국지엠 1차 협력사들은 2월 기준 공장 가동률이 50~70%대로 떨어졌고 1~2월 매출액도 전년 대비 20~30% 감소했다.
특히 금융권에서 한국지엠과 거래하는 협력업체들을 중점관리대상 업체로 분류하고 대출한도 관리, 여신 축소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어 영세한 2~3차 협력부품업체의 유동성 위기로 부도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측은 “한국지엠 협력사들은 납품대금으로 받은 60일만기 전자어음을 3%대 금리로 할인해(외상채권담보대출) 운영자금으로 쓰고 있는데 은행들이 어음 할인을 거부하기 시작했다”면서 “1차 협력사들이 2~3차 업체에 끊어준 60일짜리 어음마저 할인이 거부되면 영세한 2~3차 업체들이 먼저 부도나면서 부품공급망의 붕괴로 이어져 1차 협력사들까지 연쇄 부도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2016년말 기준 한국지엠 1차 협력사는 총 318개사이며 이중 순수 자동차부품 협력업체는 301개사다. 301개사 중 한국지엠 100% 단독 거래업체는 86개사이며 납품액의 50% 이상을 한국지엠에 의존하는 업체도 154개사(51.2%)에 달한다.
301개사의 종업원은 9만3015명에 이르고 있으며 이중 100% 단독 거래업체 86개사의 종업원은 1만713명이다. 여기에 2~3차 부품업체의 종업원 4만7000여명을 포함하면 14만여명에 이르며 원 ·부자재 납품업체 등 한국지엠과의 직 ·간접 이해관계자들의 고용인원은 3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자동차부품업계 관계자는 “한국지엠의 경영위기로 협력부품업체들의 생존기반이 무너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정부와 GM의 협상이 조속히 본격화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