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체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됐던 유통·보관 과정에서 벌레가 포장지를 뚫고 들어가는 문제가 해결될 전망이다. 화랑곡나방의 유충인 이 애벌레는 현존하는 기술로는 100% 차단이 어려워 전세계 식품업체가 개발에 몰두해 왔다. 국내에서 관련기술을 최초로 개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벌레가 식품 포장을 뚫고 들어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계피, 감초 등에서 추출한 천연물질을 이용해 방충 소재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해당 소재 개발에는 농심과 고려대학교 나자현 교수팀이 함께 참여했다. 화랑곡나방 유충은 쌀을 포함한 곡류와 견과류, 라면이나 씨리얼, 과자류 등의 저장식품에서 발생 빈도가 높은 해충으로, 쌀쌀해진 가을철에 가정이나 유통매장 등 실내에서 발견되는 빈도가 높다.
식약처는 벌레가 소포장 제품이 보관되는 대포장 박스에 접근하는 것을 방지하면서도 지속적인 효과를 나타낼 수 있도록 기피물질을 포장용 테이프와 접착제에 첨가했다. 기피물질로는 계피, 감초, 치자, 오매 혼합물이 활용됐다.
농심은 소재 개발을 위해 생산하는 면류 제품 770만 박스 포장에 친환경 방충 소재를 첨가한 박스 테이프와 접착제를 활용했다. 그 결과 벌레 혼입으로 인한 소비자 신고 건수가 6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는 올해 친환경 방충 소재를 상용화해 중소기업이 큰 비용 부담 없이 식품 유통·보관에 활용하도록 할 예정이다.
농심 관계자는 “국책과제에 동참해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했고 이로 인해 식품업계의 벌레 이물질 고충이 개선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효용성 여부 검증 등이 완료되면 제품 적용 등에 대한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