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기술硏, 전기차 주행거리 두배 늘리는 실리콘 음극재 개발

국내 연구진이 실리콘 산화물(산화규소, SiOX) 계열 배터리 음극재를 기존보다 30~50% 저렴하게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실리콘 산화물 음극재는 배터리 용량을 갑절 가량 늘릴 수 있어 전기자동차 주행거리 연장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장보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팀은 리튬이온전지 음극재용 산화규소 나노 분말 제조 기술을 개발해 국내 중소기업 테라테크노스에 이전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팀과 회사는 기술료 10억400만원에 전용 실시 계약을 체결했다.

기존 리튬이온전지에는 주로 흑연 계열 음극재가 사용됐다. 최근에는 음극재를 산화규소 계열로 대체하거나 첨가하려는 연구가 활발하다. 흑연 음극재보다 에너지 용량이 4배 가량 높기 때문이다. 배터리 용량은 갑절 늘릴 수 있다. 전기차에 적용하면 그만큼 주행거리가 늘어난다.

연구팀은 이 같은 산화규소 나노 분말을 저렴하게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규소는 상압(대기압) 조건에서 산화 반응을 제어하기 어렵다. 보통 진공 상태에서 합성하기 때문에 제조 가격이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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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화규소 나노 분말 합성 과정

연구팀은 합성 반응 영역을 진공과 흡사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상압 공정을 개발했다. 실리콘을 유도 가열해 용융하고, 용탕 표면에 가스를 분사한다. 단시간 내에 30나노미터(㎚) 이하 입도를 갖는 고순도 분말을 얻는다.

1㎏ 당 2~3달러 정도의 저가 규소 원료와 유도용융장치를 사용한다. 유도용융장치는 금속 분야에서 범용화된 장비다. 현재 세계 시장에서 유일하게 상용화된 일본 제품보다 생산 단가를 30~50% 낮출 수 있다. 100시간 이상 연속 공정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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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장보윤 책임연구원은 “기존의 실리콘계 소재와 유사한 품질을 갖추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이라면서 “이 분야 선두 주자인 일본 기업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1㎏ 당 40 달러 이하로 제조 가능하다는 것을 검증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연과 테라테크노스는 제품 생산, 판매를 위한 후속 연구개발(R&D)을 추진한다. 올해 양산화 기술을 개발하고 내년 양산 라인을 구축, 시제품을 생산한다. 2020년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는 목표다.

장 책임연구원은 “고품질의 산화규소 나노 분말이 전기차용 배터리에 적용되면 기존 전기차 배터리 가격 저하에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한 번 충전으로 500㎞ 이상을 주행할 수 있어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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