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은행의 자산건전성과 자본건전성이 미국 은행과 유사한 수준에 도달했다. 부실채권이 대폭 정리되고 리스크 관리가 강화된 결과다.
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7년 국내은행 경영현황(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 총자산은 2363조5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4.2%(95조4000억원) 증가했다. 국내은행 자산규모는 2008년 금융위기 일시적으로 감소한 이후 안정적인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자산건전성도 높아졌다. 지난해 부실채권 비율은 0.24%포인트(P) 개선된 1.18%를 기록했다. 2015년 이후 계속 나아지는 추세다.
부문별로 기업여신과 가계여신, 신용카드채권의 부실채권 비율 모두 개선됐다.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1.75%)이 가장 큰 폭(0.31%P)으로 하락했다. 가계여신(0.24%)과 신용카드채권(1.28%)도 각각 0.04%P, 0.06%P 떨어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2016년 대규모 부실채권이 정리된 데다 보수적 여신 운용으로 신규부실이 크게 감소하면서 부실채권비율이 개선됐다”면서 “이는 미국(1.17%)와 일본(1.20%) 등 주요국 부실채권비율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리스크 관리 강화와 당기순이익 증가로 자본적정성도 개선됐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 자본 비율은 전년 말 대비 0.40%P 상승한 15.21%에 달했다. 위험가중자산이 억제된 가운데 당기순이익은 증가하면서 자본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기본자본비율과 보통주자본비율도 각각 13.09%, 12.53%로 전년 대비 각각 0.59%P, 053%P 상승했다.
은행별로 씨티은행(18.82%), 케이뱅크(18.15%), 경남은행(16.51%) 총자본비율이 높은 편이었다. 수출입은행(12.82%), 전북은행(13.39%), 카카오뱅크(13.74%)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었다.
단, 케이뱅크 및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에는 바젤Ⅰ기준을 적용했다. 2020년부터는 지난해부터 강화된 바젤Ⅲ를 적용할 예정이다.
수출입은행과 전북은행을 제외한 모든 은행의 총 자본비율이 지난해부터 강화된 경영실태평가 1등급 기준(13.5%)을 충족했다.
금감원은 미국 상업은행(지난해 9월 총자본비율 14.52%)과 비교해도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수익성도 개선됐다. 국내은행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48%,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6.0%로 각각 0.37%p, 4.63%p 상승했다. 이는 2016년 조선〃해운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일단락되면서 2017년 대손비용이 전월 대비 43.3%(5.5조원) 감소했기 때문이다.
향후 금감원은 국내은행 자금중개 기능을 활성화하고, 단계적으로 강화되는 바젤Ⅲ 자본규제 대비 차원에서 자본을 충분히 유지하도록 지도한다는 방침이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