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규제 당국의 제동으로 중국의 미국 기업 인수가 또 불발됐다.
미국 뉴욕타임스, 영국 타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 테스트 장비기업 엑세라(Xcerra)는 22일(현지시간) 중국 후베이 신옌 자산투자와 맺은 인수합병(M&A) 계약을 파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시노IC캐피탈과 후베이 신옌 자회사인 유닉캐피털매니지먼트는 지난해 4월 5억8000만달러(약 6255억원)에 엑세라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승인을 기다려왔다.
엑세라는 이날 “승인을 얻기 위해 노력했지만 CFIUS가 거래를 허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명확해졌다”며 “신옌 투자와 함께 이번 인수 합의를 철회하기로 상호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미국 정부는 첨단기술 유출을 우려해 중국의 반도체 분야 투자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작년 9월에는 중국계 사모펀드 캐넌브리지캐피털이 미국 래티스반도체 인수를 시도했으나 불발에 그쳤다.
또 미국 정부가 국가안보를 이유로 중국의 미국 기업 인수 승인에 뜸을 들이기도 했다. 양국간 무역갈등이 심화하면서 미국 기업을 겨냥한 중국 투자가 정체되고 있다.
최근 미국 당국은 국가안보를 이유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자회사이자 디지털 결제회사 앤트파이낸셜의 미 송금회사 머니그램(MoneyGram) 인수 시도에 제동을 걸었다. 미국 2위 이동통신사 AT&T 등도 정부 입김에 중국 화웨이의 스마트폰을 출시하려던 계획을 백지화하기도 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