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모바일 게임 '앵그리버드' 개발사 로비오가 날개 없는 추락을 하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로비오가 실망스러운 실적을 보여주면서 주가가 50% 이상 폭락했다고 보도했다.
작년 9월 나스닥 헬싱키에서 기업공개(IPO)를 할 당시 공모가격이 주당 11.50유로의 절반 이하다. 이날 증시에서 로비오의 주가는 4.94유로까지 떨어졌다. 상장가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로비오는 작년 11월에도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으로 주가가 급락세를 보인 바 있다.
로비오는 4분기 잠정 매출액을 6330만~7390만유로로 발표했다. 매출이 전년 대비 17% 증가했지만, 애널리스트의 기대치인 7910만 유로를 훨씬 밑돌았다.
2018년 매출은 2억6000만~3억유로를 기대했다. 이는 2017년 매출액인 2억9700만유로보다 다소 줄어들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회사는 게임 이용자 기반을 더 강화하기 위해 더 많은 비용 투자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매출은 부진한데 지출은 늘어나는 악순환은 투자자를 실망하게 만들고 있다.
핀란드에 본사를 둔 로비오는 스마트폰 게임의 대중화를 이끈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전 세계적 게임 흥행에 힘입어 게임 이외에도 출판, 영화 제작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에도 손을 댔다.
하지만 '문어발'식 사업 확장은 기업 경영에 부담을 줬고, 결국 직원 해고와 사업 구조조정으로 이어졌다. 이후 게임 사업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WSJ는 신규 흥행 게임 없이 과도한 마케팅비용을 쓴 것이 실적 부담으로 돌아온다고 봤다.
이는 로비오만 겪는 문제가 아니다.
모바일 게임 '클래시오브클랜'을 개발한 또 다른 유명 게임 개발사인 슈퍼셀도 2년 연속 매출 감소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슈퍼셀의 주요 투자자인 텐센트도 올해 신작 출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