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한국을 방문하는 내외국인의 소통을 돕기 위한 실시간 통번역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 통번역앱은 인공지능(AI)이 활용된 것이다.
한글과컴퓨터의 '말랑말랑 지니톡'은 평창올림픽 공식 자동 통번역 솔루션으로, 올림픽 기간 관심을 얻으면서 이달 13일 기준 다운로드 수가 120만건을 돌파했다. 지난달 말의 2배 수준이다.
이 서비스는 한컴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공동 개발했다. 한국어를 기반으로 영어,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독일어, 아랍어에 대한 8개 언어 쌍의 음성, 문자, 이미지(OCR) 번역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올림픽을 앞두고 강원도 지역 및 올림픽 관련 특화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초당순두부', '곤드레밥' 같은 현지 단어와 스포츠 전문용어, 선수 이름 등을 문제없이 번역한다.
인공신경망 번역(NMT)기술로 문장의 문맥과 어순을 고려하기 때문에 번역 결과가 상대적으로 자연스럽고, 여기에 문법 기반 번역 기술을 적용해 사용빈도가 낮은 문장에서 정확도가 떨어지는 단점을 보완했다.
한컴 관계자는 “TV 광고 등 마케팅 활동으로 지니톡 노출이 늘고 올림픽이 다가오면서 자동통번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이번 올림픽을 기점으로 이용자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 파파고는 대중적인 인기를 자랑한다. 2016년 8월 첫선을 보이고 작년 7월 정식 출시한 이 앱은 지난달 초 다운로드 수가 1000만건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파파고 역시 NMT를 활용한 서비스로 한국어·영어·일본어·중국어(간체·번체)·스페인어·프랑스어·베트남어·인도네시아어·태국어 등 10개 언어를 제공한다.
라이브 스트리밍 V앱, 웹툰, 쇼핑 등에서 데이터를 수집해 NMT 고도화에 활용하기 때문에 일상생활표현, 신조어, 구어체 등에서 경쟁력이 확보된다는 장점이 있다.
지니톡과 파파고는 올림픽에 앞서 경찰청과 협력해 경찰업무와 관련한 통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번역 플랫폼 스타트업 플리토는 최근 올림픽 특수를 맞은 음식점을 돕기 위해 맛집 정보 앱 식신과 QR코드를 이용한 메뉴판 번역 서비스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외국인 고객이 자주 찾는 식당에서 플리토 QR 메뉴판 번역 서비스를 요청하면 최대 18개 언어의 메뉴판을 디지털로 제공하는 기능이다.
이 밖에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시스트란 등이 국내에서 AI 번역을 제공한다.
이들 통번역앱이 한결 '자연스러운' 번역 결과를 자랑한다지만, 설명할 수 없는 번역상 오류로 웃지 못할 해프닝도 벌어진다.
노르웨이 대표팀 요리사들이 최근 평창의 한 마트에 달걀 1500개를 주문했는데 구글 번역기의 알 수 없는 오류로 달걀 1만5000개가 배달된 게 대표적인 사례다.
노르웨이팀 요리사 스탈레 요한센은 자국 언론 아프텐포스텐에 “트럭 절반 분량의 계란을 받았다. 배달이 끝이 나질 않았다. 믿을 수가 없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조성묵기자 csmo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