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구속, 롯데 창립 최초 '총수 부재'…'뉴 롯데' 차질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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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도착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법정 구속 되며 롯데그룹이 충격에 빠졌다. 신 회장의 구속으로 롯데그룹은 창립 51년만에 처음으로 '총수 부재'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됐다. 롯데그룹은 지주사 체제 구축 완성 등 '뉴 롯데' 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한 것은 물론 일본 롯데 경영권 수성에 비상이 걸렸다. 또한 롯데그룹이 유통, 식품, 화학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있는 만큼 신 회장의 구속이 국내 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도 상당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13일 '최순실 국정농단' 재판에서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신 회장에게 징역 2년6개월, 추징금 70억원을 선고했다. 생일 하루 전 구속된 신 회장은 63번째 생일을 구치소에서 보내게 됐다.

신 회장이 구속되면서 롯데는 향후 사업에 차질이 예상됨에 따라 지난 1월 부회장으로 승진한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할 예정이다. 황 부회장이 신 회장의 '복심'인 만큼 롯데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과 인수합병 등에서 신 회장의 공백을 최소화하는 데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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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도착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비상경영체제 가동에도 10조원이 넘게 투자된 해외사업을 비롯해 호텔롯데 상장 등 지주사 체제 완성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 한·일 롯데 통합경영 등에 큰 차질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총수 부재인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 등이 원활하게 수행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신 회장의 과감한 결단과 개인적 인맥으로 인수합병(M&A)과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온 롯데그룹으로서는 구심점을 잃게 됐다.

호텔롯데 상장과 일본 롯데와 한국 롯데 분리를 위해 한국 롯데그룹을 지주사로 전환하는 지배구조 개편 작업도 전면 중단될 위기다. 2016년 검찰 수사로 무산됐던 호텔롯데 상장은 신 회장의 구속으로 사실상 무기한 연기됐다.

일본 롯데홀딩스 경영권 유지에도 위기를 맞을 전망이다. 기업 총수의 '도덕적 해이'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일본 기업문화 특성상 일본 경영진들이 독자행동에 나서 신 회장의 대표이사직 해임을 결의할 가능성도 점쳐지는 상황이다.

면세점 사업권과 관련해 부정 청탁과 뇌물공여 혐의가 인정돼 잠실 롯데월드타워면세점의 특허권 반납 위기에 처했다. 앞서 관세청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의혹에 대가성 의혹 여부와 관련해 위법 행위가 확인 될 경우 특허를 취소할 것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롯데면세점은 뇌물죄 인정만으로 월드타워점 특허 취소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롯데 측은 잠실 면세점 특허가 취소되려면 뇌물죄 확정후 관세법 저촉 여부가 확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특허권 일부를 반납하기로 결정한 롯데면세점으로서는 월드타워점 특허까지 취소될 경우 면세사업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롯데면세점 측은 “뇌물죄와 별개로 관세법 저촉 여부가 확인돼야 하지만 특허 취득 과정에서 위법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재계에선 우리 산업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롯데는 사드보복 등 국내외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근 5년 간 고용을 30% 이상 늘린 '일자리 모범기업'인데 유죄판결을 받게 되어 몹시 안타깝다”며 “금번 판결이 롯데의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의 구속으로 침통한 모습이다. 롯데그룹은 판결문을 송달 받는 대로 판결취지를 검토한 후 변호인 등과 협의해 절차를 밟아 나갈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라 참담하다”며 “국민들께 약속한 호텔롯데 상장, 지주회사 완성, 투자 및 고용 확대 등 산적한 현안을 앞두고 큰 악재로 작용할까 우려되지만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해 임직원, 고객, 주주 등 이해관계자를 안심시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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