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블록체인 적용 은행 서비스, 기존 시스템보다 떨어져"

블록체인 기반 은행 서비스의 효율성과 장애 복원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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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관련 업계는 블록체인 기술개발 속도로 볼 때, 이런 문제도 조만간 해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행이 13일 분산원장기술(DLT, 블록체인) 기반 은행간 자금이체 모의테스트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골드만삭스, 바클레이즈,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국내외 대형 금융기관이 함께 참여한 블록체인 컨소시움 'R3CEV'이 개발한 금융서비스 특화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평가 항목은 △효율성(처리 속도) △복원력 △보안성 △확장성 총 4가지로 구성했다. 한은 금융망 참가기관 140개가 2014년 3월 3일 실제로 거래한 자금이체 데이터 9301건을 사용했다.

평가 결과 블록체인을 활용한 은행간 자금이체 효율성과 복원력은 기존 시스템에 미치지 못했다. 9301건을 지급지시 처리하는 데 중앙집중형 시스템은 9시간, 블록체인 기반 은행간 자금이체는 11시간33분이 걸렸다. 2시간33분이 더 걸렸다.

시스템 장애 시 현 블록체인 기술로는 복구 가능성 여부조차 확인할 수 없었다.

이는 블록체인 거래기록 검증과정이 중앙집중형 시스템보다 복잡하고, 비밀유지를 위해 정보공유 범위를 제한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권한이 없는 자의 시스템 접근 차단, 참가기관 확대 허용 등 보안성과 확정성 측면은 양호했다.

이병목 한은 금융결제국 전자금융기획팀장은 “금융거래 특성상 정보 보호 차원에서 은행이 자신들과 관련한 거래내역 정보만 보관하다보니 복원력이 부족했다”면서 “해외에서도 금융거래 개인정보보호 관련 규정이 엄격해 상황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블록체인 기술 속도가 빠르게 발전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문제점도 조만간 해소될 것으로 관측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모의테스트 대상인 R3 코다(Corda)는 오픈소스 버전이라 한계가 있지만 올해 상반기 엔터프라이즈용 제품이 나오면 효율성과 복원성 부분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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