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점포에 이종산업을 결합한 복합점포가 올해 더 확대 될 전망이다. 은행 점포 내 카페를 설치한 '카페인 브랜치'부터 북카페, 편의점, 복합문화공간 등 종류도 다양하다. 시중은행은 모바일 뱅킹 등 비대면 거래 확산으로 줄어드는 오프라인 방문고객을 잡기위해 이종산업 간 결합을 과감하게 추진한다.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NH농협은행, KEB하나은행 등이 복합 점포에 가세해 새로운 시도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올해 상반기 문화공간과 점포를 결합한 '컬처뱅크'를 최대 5개 지점으로 확대한다. 지난해 12월 서울방배서래지점에 처음 문을 연 것을 시작으로 4월중 2개점, 5월 1개지점 오픈을 계획중이다. 현재 서울 광화문과 잠실지역을 후보지로 두고 최종 검토 중이다.
컬처뱅크는 지역 주민이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비금융 콘텐츠를 영업점 공간에 융합시켰다. 영업점 공간에 국내 유명 공예 작가와 신진 공예 작가의 공예 작품을 전시·판매한다. 은행 영업 시간이 끝난 저녁과 주말에도 언제든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어 고객 접점을 넓히는 효과도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역삼금융센터에 문을 연 '카페인 브랜치'를 올해는 더 다양한 방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단순한 카페와 은행점포 결합을 넘어 책을 읽을 수 있는 '북카페', 하나로유통과 연계된 하나로미니와 결합까지 고려중이다. 하나로미니는 소용량 소포장 식품과 간편식, 도시락 등을 살 수 있는 편의점이다.
지난해 은행권에서는 처음 카페인브랜치 복합점포 시도에 나섰던 우리은행은 현재 동부이촌동 카페인 브랜치, 롯데월드몰 베이커리인 브랜치를 운영하고 있다. 현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올해 더 많은 점포로 확대 검토중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고객 유치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카페를 찾는 고객 반응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지만 이종산업과 협업하는 형태의 복합점포는 더 늘려나가는 방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은행이 이종산업과 협업을 확대하는 이유를 최근 은행업무가 상당부문 비대면화 되면서 점포이용자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현상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반면 은행은 기존 점포근무 직원, 은행 이용자 불편 등의 이유로 점포를 쉽게 폐쇄하기 어렵다. 이를 극복하는 방향으로 숍인숍 형태의 카페, 문화공간, 편의점 등으로 영역 파괴를 시도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 점포의 경우 주 거래 은행업무를 목적으로 점포를 찾기 때문에 신규고객을 유치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반면 문화공간이나 카페등은 많은 사람이 자연스럽게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신규고객 유입뿐 아니라 기존 고객 만족도까지 높다”고 말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