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의 설 자금 사정이 지난해에 비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도소매 업종의 설자금 부족률은 외려 증가했다. 최근 최저임금 인상과 매출감소로 인한 요인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체는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인한 자금애로 비중이 상승했다.
5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설 명절을 앞두고 1056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8년 중소기업 설 자금 수요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이 설 명절에 필요한 자금은 평균 231만90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부족 금액은 5710만원으로 필요 자금 대비 부족율은 24.6%를 기록했다.
지난해 대비 설 자금 수요는 850만원 증가했지만 부족율은 8.1%포인트(P) 감소했다. 전년 대비 설 자금사정은 다소 개선됐다.
중소기업 전체 자금사정은 완화됐지만 업종별로는 차이를 보였다. 도매 및 소매업종 설 자금 부족율은 48.5%를 기록해 지난해(39.9%) 대비 8.6%P 증가했다. 반면 제조업, 서비스업, 건설업 등은 지난해에 비해 부족율이 큰 폭으로 낮아졌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자금애로를 겪는 중소기업도 지난해 설에 비해 증가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자금애로를 호소한 기업은 31.6%로 지난해(24.7%)에서 6%P 늘었다. 제조업·매출 10억원 이상·비수도권 소재 중소기업이 특히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설 상여금 지급 업체는 지난해 59.8%에서 올해 56.1%로 3.7%P 감소했다.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지급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업체도 전년 대비 2%P 증가했다. 중기중앙회 측은 “최저임금에 따른 인건비 상승 및 원자재가 상승 등 불확실한 경기 상황으로 인해 얼어붙은 중소기업 체감경기를 반영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서재윤 중기중앙회 정책총괄실장은 “도소매업의 설자금 부족율은 전년 대비 크게 증가해 매출감소와 최근 최저임금 인상 요인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중소기업이 금융기관 차입 및 보증을 통해 설 부족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단기운전자금 지원 확대가 필요하며 특히 도소매업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