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불황 사이클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올 하반기부터 불황이 시작될 겁니다.”
메모리 전문 시장조사업체 오브젝티브애널리시스 대표이사 겸 애널리스트인 짐 핸디는 31일 세미콘코리아 2018 기자회견장에서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올 하반기부터 반도체 불황이 시작돼 향후 3년간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그는 관측했다.
이유는 하나로 압축된다. 바로 '과잉 공급'이다. 메모리 전문 업체가 기술 장벽을 뛰어넘었기 때문에 공급량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논리다.
핸디 애널리스트는 “과거 사례로 보면 기술 진보에 정체가 생겼을 때 공급이 부족해지고 값이 올랐다”며 “2005년 90나노 프로세스 도입시 이런 일이 있었는데, 비슷한 사례는 과거에도 많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낸드플래시의 경우 3D 구조로의 전환 과정에서 수율 확보가 어려워 공급량이 많이 부족했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대부분 업체가 3D 낸드플래시 개발을 마치고 생산량 확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D램의 경우 여전히 기술 장벽이 존재하지만, 중국 업체가 시장에 뛰어들면서 공급과잉이 생길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경쟁이 심해지면서 현재 D램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고 있는 업체간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파격적인 전망도 내놨다.
그는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D램 시장에서 많은 돈을 벌고 있는데, 장기로 이 같은 구조가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누가될지 모르겠지만 3개 업체 가운데 하나가 없어지고 두 곳만 남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아울러 “메모리 업계에선 불황 사이클이 다신 오지 않을 것이라는 긍정의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지난 40년간 이 업계를 분석한 내 경험으로 미뤄볼 때 불황은 오게 돼 있다”면서 “기술 한계를 극복하면 반드시 공급 과잉이 온다”고 말했다.
짐 핸디 애널리스트는 1986년 IDT에서 마케팅 매니저로 반도체 업계에 발을 들인 후 1991년부터 2000년까지 데이터퀘스트(현 가트너) 애널리스트, 세미코리서치 이사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