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포럼]부실한 미세먼지 대책과 친환경자동차의 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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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수 창원대학교 기계과 교수.

2014년에 기재부 재정개혁위원회는 지난 10여년 동안 환경부가 수조원의 예산을 들여서 경유차 퇴출 위주의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추진했지만 별 효과 없이 실패했다고 발표했다.

2017년 후반에는 2022년까지 약 2조원을 투입해서 압축천연가스(CNG), 액화석유가스(LPG) 차량에 전기자동차를 추가하는 친환경자동차 보급 확대 사업으로 미세먼지 배출량을 30%까지 줄이겠다는 발표가 있었다. 그리고 2030년까지 내연자동차 판매 금지를 촉구하는 국회 결의안 발의도 추진되고 있다.

환경부는 이미 2000년부터 시내버스를 CNG버스로 대체해 왔고, 택시는 40여년 동안 LPG로만 운행해 왔다. 택시와 시내버스에 경유가 아닌 특정 연료를 친환경이라는 명분으로 이렇게 장기간 독점 사용하는 나라는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경유택시와 경유시내버스가 대부분인 유럽 선진국들의 도시가 서울시 미세먼지보다 절반 이하인 걸 보면 특정 차종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다. 그럼에도 환경부는 CNG시외버스까지 보급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 생산되는 가솔린 직분식(GDI)엔진은 경유엔진보다 10배 정도 미세먼지가 더 발생하고 있는데도 환경부는 특별한 언급은커녕 오히려 폭스바겐 조작 사태를 빌미로 미세먼지(PM)보다 질소산화물을 더 문제시하면서 경유차만 계속 표적으로 삼고 있다.

미세먼지는 자동차·발전소·공장 등 산업 시설과 황사, 가정이나 식당의 주방, 각종 보일러, 농촌과 공사장, 쓰레기 소각, 화재와 산불, 화산 폭발 등을 통해 다양하게 발생한다. 자동차의 경우 이런 각종 먼지가 도로에 깔려 있다가 차량 통행에 의해 재비산되고, 타이어 마모로 인해 경유차 배출 가스보다 20배나 많이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것이 주원인이어서 전기차와 수소연료차도 미세먼지가 발생하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지구온난화와 사막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유럽에서도 스모그 등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사막 가까이에 위치한 우리나라는 연중 70%의 편서풍이 불어와 중국발 황사는 피할 수 없는 자연 재해다. 미세먼지 농도가 날마다 큰 폭으로 변화하는 것은 경유차 때문이 아니라 황사 영향이 압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문제는 중국의 황사에 산업 먼지까지 추가돼 최악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황사 발생원을 제거하는 것은 솔직히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실정이지만 '대중국 문제 제기'라는 모호한 발언 말고는 아무런 대책 마련조차도 없다는 것은 너무나 실망스럽다.

심각한 황사, 타이어 마모, 도로먼지 재비산은 방치하고 CNG/LPG 차량과 전기차의 보급을 확대하거나 내연자동차 판매를 금지한다는 것은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없다. 오히려 세금만 낭비되면서 국민은 미세먼지 속에서 계속 고통 받게 되고, 자동차 산업 또한 위축되기만 할 뿐이다.

무엇보다 중국발 황사가 우리나라 미세먼지 발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불투명한 중국과의 협력 여부와 관계없이 우리만의 실현 가능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서 황사가 심각한 계절에는 가뭄으로 대지가 건조해지기 때문에 인공강우를 과감하게 도입, 여름 장마철과 같은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기 대책으로는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로 개인 차량의 시내 운행량을 줄이고, 단기로는 도로 살수차와 노면 진공청소차 운영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그리고 친환경자동차에 지원하는 예산을 전용해서 내마모 타이어 보급에 집중 지원하고, 대형 노후 경유차의 조기 폐차를 확대 추진하는 것이 미세먼지 저감에 훨씬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정동수 창원대 기계과 교수 dons@changw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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