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인터넷, 국가대표 수출 산업으로 존중해야

Photo Image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국가대표 선수의 사기를 꺾는 사건이 연이어 터졌다.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가 심석희 선수를 폭행, 물의를 일으켰다. 사건 여파가 가시기 전에 이번에는 대한빙상연맹의 행정 착오로 노선영 스피드스케이팅 선수의 올림픽 출전이 무산됐다. 연이은 사건은 대회를 앞두고 심리 안정이 중요한 전체 국가대표 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인터넷업계의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여야를 막론하고 네이버, 카카오를 겨냥한 규제 입법이 이어지고 있다. 사회 책임이라는 명분으로 인터넷 기업에 방송통신 산업 같은 족쇄를 채우는 내용이다. 학계와 업계는 자유 경쟁 시장에 과점 수준의 규제를 도입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반발했다. 최근에는 위헌 판결을 받은 인터넷 실명제까지 재등장했다. 문재인 정부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규제 혁신을 밝혔지만 정작 인공지능(AI)에 가장 많이 투자하는 인터넷 기업은 혁신의 온기를 받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에 빠졌다.

인터넷 산업은 한국이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몇 안 되는 분야다. 글로벌 인터넷 환경은 중국, 러시아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미국이 거의 장악한 상황이다. 한국은 포털, 메신저 분야에서 자국의 인터넷 기업이 영향력을 보유한 몇 안 되는 국가다. 중국, 러시아처럼 정부가 외국 기업을 차단하거나 규제해서 성장한 것도 아니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이제는 일본, 동남아, 북미 등 해외까지 시장을 넓혔다.

지금은 지위마저 흔들리고 있다. 동영상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국내에서도 자리를 내줬다. 국내 인터넷 기업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과 비교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지만 AI 등 신기술 투자를 늘려 왔다.

지나친 인터넷 기업 때리기는 산업 전체의 사기를 떨어뜨린다. 시장의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합리 타당한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 그렇다고 색안경을 끼고 규제 일변도로 나가서는 안 된다. 인터넷 산업은 반도체보다 규모가 작지만 충분히 국가를 대표하는 수출 산업으로 존중받아야 한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