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일→40일, 인공지능(AI) 활용해 불공정거래 적발시간 단축된다

지능화·대형화되는 시장 불공정거래에 막기 위한 차세대 인공지능(AI)시장감시시스템이 개발됐다.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 혐의 계좌를 찾는 시간이 20일 가량 단축됐다. 이상 시세조종 적발이 더욱 정확하고 빨라질 전망이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위원장 이해선)가 4월 말부터 가동하는 '빅데이터 기반 AI 시장감시스템'을 공개했다.

IT기술 발달로 불공정거래가 점점 지능화·대형화되면서 신속하고 정교한 감시 시스템이 필요해졌다. 실제 작년 불공정거래 적발 건수는 전년 대비 33.9% 줄었으나 피해규모는 4배 가량 늘었다. 투자조합이 관여한 발행·공시 이용 복합 불공정거래, 매수 추천 문자메시지(SMS) 대량 발송, 주문프로그램을 활용한 게릴라형 초단기 시세 조종 등이 대표적이다.

새로운 AI 시장감시시스템은 매매정보 속에 숨겨진 불공정거래 패턴을 학습하고 적출해낼 수 있다. 계좌 불공정행위 거래 혐의 판단, 불공정거래 연계 계좌 파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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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시장감시시스템 설명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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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시장감시시스템 설명 모습, 불공정거래 혐의 연계 계좌 분석 모델

최신 AI모델인 '엑스지부스트(XGBoost)'를 적용해 통계모형의 사각지대에 있던 불공정행위를 파악한다. 기존 통계모형에서는 2~3개 변수만을 적용했으나, 새로운 AI시스템에서는 54개 변수를 적용한다. 신종 불공정거래 유형 파악이 쉬워진다.

또 5일이 걸리던 종목 위주 혐의계좌 파악도 1시간 이내로 짧아진다. 기존에는 담당자가 소량의 정보나 경험을 바탕으로 판단했다.

불공정거래 연계 계좌를 찾는 방식도 개선된다. 물리적인 IP주소나 MAC 주소를 추적하는 방식에서 대량의 체결정보 빅데이터를 활용한다. A와 B, B와 C, C와 D간 체결 횟수와 규모가 일정량으로 이어지면 같은 그룹으로 묶는 방식이다. 구글 딥마인드에서도 사용한 최신 강화학습 기법이다.

이렇게 찾아낸 불공정거래나 혐의 계좌는 정밀 분석·감시를 통해 금융당국에 통보한다. AI 시뮬레이션 과정에서 통계모형으로 찾지 못했던 계좌 이상거래를 적출하는 것을 확인했다. 담당자가 실시간 데이터 조회·수정·추출하고 시각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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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선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이 2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해선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은 “빅데이터 기반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불공정거래 적발에 걸리던 시간이 평균 60일에서 40일로 줄어들 것”이라며 “앞으로도 불공정거래 신속 대응을 위한 맞춤형 시장감시체계를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시장감시위원회는 사후 적발은 물론이고 지난해 처음 도입한 현장 방문 컨설팅 등 상장법인 대상의 사전 예방 체계도 강화한다. 지난해 금융당국에 보고된 불공정거래에서도 코스닥 시장이 85건으로 유가증권시장(23건) 대비 4배 많았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대선 테마주에 신속하게 대응해 성과를 거둔 만큼 올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특별점검반은 운영해 테마주를 사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김명희 경제금융증권 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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