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소프트웨어, 모바일게임이 경상수지 서비스 분야에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11월 통신·컴퓨터·정보서비스 수지 흑자는 10억7830만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9억110만달러)보다 19.7% 증가했다.
1∼11월 누적 기록으로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80년 이래 역대 최대다.
통신·컴퓨터·정보서비스는 컴퓨터 소프트웨어, 국제전화·국제우편과 같은 통신 서비스, 데이터베이스(DB)와 같은 정보서비스 등을 뜻한다.
이 서비스를 통해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이 해외에 지급한 돈보다 많으면 수지가 '플러스' 값이 된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통신·컴퓨터·정보서비스 수지는 흑자였지만 규모 자체가 미미했다.
2000년대 들어선 2011년까지 줄곧 적자를 냈다.
컴퓨터 소프트웨어 구매 등으로 해외에 지급한 돈이 훨씬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2년 140만 달러로 1994년(90만 달러) 이후 18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이듬해인 2013년 3억2530만 달러, 2014년 9억6710만 달러로 흑자 규모를 늘렸다.
이후 2015년 7억250만 달러, 2016년 9억9050만 달러로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작년 12월 실적이 나오지 않았지만 8780만 달러 이상 적자만 내지 않으면 통신·컴퓨터·정보서비스 수지는 연간 기준으로도 사상 최대 기록을 새로 쓰게 된다.
통신·컴퓨터·정보서비스 흑자가 확대한 데는 최근 날개 달린 게임 수출 덕이 크다.
넷마블게임즈가 2016년 12월 내놓은 '리니지2레볼루션',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6월 출시한 '리니지M' 등 모바일게임이 해외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7 대한민국 게임백서'를 보면 2016년 국내 게임산업 수출액은 32억7735만 달러(약 3조4884억원)로 전년 대비 2.0% 늘었다.
업계와 증권가 일부에서는 지난해 게임 수출액은 그보다 훨씬 많아 5조원을 넘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통신·컴퓨터·정보서비스 수지 흑자는 다른 서비스 수지가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라 더욱 두드러진다.
만성적인 적자 상태인 서비스수지는 지난해 1∼11월에도 307억620만 달러 적자를 냈다.
통신·컴퓨터·정보서비스, 건설(68억6050만 달러), 보험서비스(1억2210만 달러), 금융서비스(3억4020만 달러)를 제외하면 여행·운송·지식재산권 사용료 등 세부 항목이 모두 적자였다.
그나마 가장 큰 흑자를 낸 건설 수지도 최근 유가 하락에 따라 주요 고객인 중동국가의 발주가 줄며 흑자 규모가 쪼그라드는 추세다.
한은 관계자는 “다른 서비스수지는 적자인데, 통신·컴퓨터·정보서비스 수지는 드물게 흑자로 전환한 항목”이라며 “추세적으로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지호기자 jho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