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가 R&D사업, 성공 열쇠는 현장에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국가 연구개발(R&D) 사업 예비타당성조사(예타) 제도 개선안'을 마련했다. 예타는 500억원 이상 대규모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받아야 하는 타당성 평가다. 개선안은 도전성 높은 R&D 투자가 적기에 이뤄지도록 적시성과 잠재력 평가를 강화하는 게 골자다.

개선안은 예타 조사에만 2년씩 걸려 첨단 R&D 시점을 놓치는 과오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기초연구 사업에서 경제성 평가 비중을 낮춰 대형 사업을 유연하게 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R&D 현장에서는 큰 의미를 부여한다.

개선안은 과거 일부 무시돼 온 R&D 사업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기술 타당성' 항목을 '과학기술 타당성'으로 개편, R&D 탁월성과 독창성 조사를 강화한다. 예타 신청 반려(미시행) 사업도 다시 조사를 신청할 수 있도록 바꿨다. 관리 편의성보다 연구 성과에 더 비중을 두는 조치다. 투명성 제고를 위해 R&D 예타 온라인 통합 플랫폼도 구축한다.

국가 R&D 사업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 행정 편의가 아닌 성과 도출에 초점이 맞춰져야 함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공개된 개선안은 현장에서 어려움으로 작용돼 온 부분이 잘 반영돼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좋은 성과와 좋은 선례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 들어 국가 R&D 사업이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과기정통부는 개선안을 바탕으로 18일 공청회를 갖는다. 국가 R&D 사업 예타가 기획재정부에서 과기정통부로 위탁된 이후 나온 첫 행사다. 과학기술혁신본부는 사실상 첫 단추를 꿰는 것이다. 정책은 탁상공론을 피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안은 현장에서 나온다. 공청회는 R&D 현장에서 실제 뛰는 이들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들을 수 있는 기회다. 성공의 열쇠는 현장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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