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지도 애플리케이션(앱)을 앞세워 중국 시장에 재진출한다. 중국 정부 검열 정책에 반발하면서 철수한 지 8년 만이다. 중국 내 인공지능(AI) 연구 거점 마련 및 기업 투자를 통해 얻어낸 성과다. 지도와 방대한 이용자 위치 데이터를 확보, 자율 주행 등 신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과 관계 개선을 시작으로 우리나라 지도 데이터 반출도 다시 요구할 지 주목된다.
구글이 8년 만에 중국 내 지도 서비스를 재개했다고 로이터,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들이 1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전날부터 지도 서비스 웹사이트와 iOS용 지도 앱을 선보였다. 지도 앱 이용자가 길 안내 기능을 누르면 현지 지도 정보 업체 오토내비(高德軟件) 앱으로 자동 연결된다. 오토내비는 알리바바 그룹이 소유하고 있다.
구글이 중국에 정식 서비스를 재개한 것은 8년 만이다. 구글은 2010년 중국 정부의 강력한 검열에 불복, 모든 서비스를 철수하고 홍콩으로 옮겼다. 중국 정부도 구글 검색, 동영상, 지도 서비스를 모두 차단했다.
전문가들은 지도 앱 서비스를 계기로 구글의 중국 시장 재진입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앞서 구글은 현지 기업에 투자하고 AI 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관계 개선에 공을 들였다. 지난달 아시아 최초로 중국에 AI 연구개발(R&D)센터를 짓기로 발표하고 현지 IT 기업 투자도 재개했다. 이달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업체 주서우TV에 5억위안(약 830억원)을 투자했다.
구글은 중국 시장 재진출로 방대한 데이터와 AI 연구 인력을 확보, 기술 경쟁 우위에 섰다. 중국 정부는 AI 기술 확보와 대외 개방 이미지를 피력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자이신문은 “구글은 중국 시장 재진출로 현지 빅데이터를 얻어 R&D를 가속하고 중국은 구글의 고급 AI 인력을 통해 기술과 개방 이미지를 모두 얻으려는 이해관계가 맞물렸다”고 분석했다.
구글이 각국 지도 데이터와 위치 정보 수집을 위해 한국에 지도 데이터 반출을 다시 요구할지도 주목된다. 구글은 중국에서 검색, 동영상 등 다른 서비스보다 지도 서비스를 먼저 재개했다. 그만큼 위치 정보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구글은 국내에서 지도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지도 데이터 반출 불허를 이유로 기능을 제한하고 있다. 2016년 지도 데이터 반출을 요구했지만 우리 정부는 안보를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