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 업계가 다양한 미래 비전을 자랑한 'CES 2017' 열기는 'CES 2018'에도 이어졌다. 전시 둘째 날 CES 공식 파트너 버즈레이다가 집계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랭킹에는 토요타와 벤츠가 각각 7위, 9위에 오르기도 했다.
CES 2018 스마트카 전시는 먼 미래의 콘셉트를 제시한 CES 2017의 비전이 현실로 정리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CES 2017에서 제시된 미래 콘셉트의 인공지능(AI)은 CES 2018에서 거대한 상용화 흐름을 보였다.
CES 2018 스마트카의 주요 핵심 키워드는 이동성 서비스, AI, 자율 주행, 사용자경험(UX)을 들 수 있다. 스마트카 분야 최고 화제작인 벤츠의 A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엠벅스'와 토요타의 도시형 다목적 자율 주행 콘셉트카 'e팔레트'는 CES 2018의 스마트카 트렌드를 단편으로 보여 준다. 엠벅스는 계기판, 헤드유닛용 디스플레이, 터치패드로 이뤄졌다. AI를 이용한 음성 인식과 사용자 분석 기능을 탑재했다. 타사의 협력 없이 벤츠 독자의 AI 엔진을 구현했다. 사용자 측면에서는 음성 인식, 터치 인식과 3D그래픽 디스플레이를 이용해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여기에 벤츠의 엠벅스 상용화 시점은 올 4월이다.
토요타의 e팔레트는 자율 주행의 주요 진화 서비스를 동시에 해결해 줄 수 있다. 도시 내 자율 주행 차량을 공유하는 주문형 교통 서비스나 자율 주행 물류 및 배송 서비스를 한꺼번에 제공하는 형태다. 토요타는 이와 관련해 이미 여러 업체와 연합체를 구성했다.
이동성 서비스는 CES 2018의 키워드인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시티'와도 맞물린다. 토요타는 '이동성 회사'로의 진화를 선언했다. 낯선 모습일 수도 있지만 이미 차량용 클라우드와 이동성 서비스에 많은 투자를 해 오고 있다. 포드는 기조연설과 전시를 통해 역시 이동성 서비스의 비전을 제시했다. 포드도 이미 차량 및 주차장 공유·결제 등 이동성 서비스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벤츠의 '스마트비전 EQ포투'는 도시 이동성을 위한 완전 자율 주행 콘셉트카다. 벤츠는 이미 세계 각국에서 카투고(차량 공유), 무블(이동수단 추천·결제), 마이택시(택시 예약) 등 여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CES 2018에선 차량용 AI의 상용화 동향을 엿볼 수 있다. 아마존 '알렉사'와 구글 '어시스턴트' 등을 도입하며 자사의 AI 플랫폼을 연동하는 모습도 보여 줬다.
CES에서 자동차 기업의 자율 주행 시범 운행은 찾아보기 어렵다. 주요 자동차 업체는 이미 세계 여러 도시에서 자율주행차 공유 실험을 하고 있다. 자율주행차를 전시하기는 했지만 시범 운행보다는 이동성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여러 관련 회사가 사용자 운전석의 미래 콘셉트인 '콕핏'을 선보인 점도 눈에 띈다. 화려한 디스플레이, 터치스크린, 음성 인식, 터치패드 등이 장착돼 앞으로 사용자 편의성 향상을 위한 운전석의 진화 방향을 보여 준다. 벤츠, 현대, 삼성 등 여러 업체가 미래 콘셉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 같은 흐름은 우리나라 자동차 및 관련 산업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먼저 이동성 서비스가 뒤처져 있는 현재 상황에 대한 발 빠른 개선과 대응이 필요한 건 분명한 사실이다.
정부의 제도 개선이나 관련 업체의 노력이 절실해 보인다. AI 기술 투자를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 음성 인식, 사용자 분석, 부품 분석 등 다양한 측면을 개선해야 할 것이다. 자율 주행에서는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이동성 서비스와 연계한 고민도 필요하다. 한 대의 자율 주행을 넘어 많은 자율주행차의 공유 연구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UX 측면에서도 사용자 분석과 편의성 향상을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정보기술(IT)을 적용한 관련 업체의 개발과 협력이 요구된다.
CES 2018에서는 주요 회사의 다양한 미래 비전을 엿볼 수 있었다. 이 비전이 단순한 비전이 아니라 실제로 진화의 연장선에 있는 만큼 관련 기술 개발과 테스트, 사용자 분석 상용화를 위한 긴밀한 협력과 생태계 구축도 절실하다. 올해 우리나라 업체의 도전과 맹활약을 기대해 본다.
정구민 국민대 교수 gm1004@kookmi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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