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초기 해열진통제 타이레놀(성분명: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하면 태어난 여아가 언어발달이 지연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0일 사이언스 데일리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마운트 시나이 의과대학 샤나 스원 환경·공중보건 교수 연구팀이 스웨덴 임신 여성 754명과 출산한 자녀를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에게 임신 8~13주에 아세트아미노펜 복용 여부를 묻고 소변검사를 통해 이를 확인했다. 이들 중 59%가 임신 이후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했다.
이들이 출산한 아이가 생후 30개월 됐을 때 언어발달 검사를 시행했다. 전체적으로 여아는 약 4%, 남아는 13%가 언어발달 지체로 밝혀졌다. 언어발달 지체란 구사하는 단어가 50개 미만인 경우를 말한다.
여아 임신 중 엄마가 아세트아미노펜을 얼마만큼 복용했느냐에 따라 언어발달 지체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 첫 3개월 동안 아세트아미노펜을 6정 이상 복용한 여성이 출산한 여아는 아세트아미노펜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여성이 낳은 여아에 비해 언어발달 지체 발생률이 약 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세트아미노펜이 태아 뇌 발달에 중요한 호르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 수 있다고 스원 교수는 추측했다. 최근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한 여성이 출산한 아이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남아의 경우는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복용과 언어발달 지체 사이에 연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는 유럽 정신의학회 학술지 '유럽 정신의학' 온라인판(1월 10일 자)에 게재됐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